[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경기 좋아져도 젊은이 일자리는 '바늘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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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3 10:29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경기 좋아져도 젊은이 일자리는 '바늘 구멍'

ILO, 청년실업 우울한 보고서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세계가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청년(15~24세) 실업률이 성인(24세 초과) 실업률의 세 배 수준으로 상승해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이다. 또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 1월22일 한국경제신문

☞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그 뒤를 이은 유럽 재정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특히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의 고통은 엄청나다. 호 시절을 경험했던 기성 세대와 달리 사회에 정상적으로 진출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15~29세를, 국제노동기구(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는 15~24세를 청년층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ILO의 보고서는 세계 청년층의 고통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ILO는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자 생활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이 기구는 정례적으로 세계 노동시장의 현황과 미래 전망을 담은 고용동향 보고서를 발표한다. ILO는 지난 20일 내놓은 ‘2014년 전 세계 고용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높아진 4.1%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시장은 오히려 나빠질 것”이라며 “올해 전 세계 실업률이 작년보다 0.1%포인트 높은 평균 6.1%로 상승하고 2018년까지 이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진단했다. ‘무고용 성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전 세계 실업률은 5.5%였다. 더구나 청년실업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13년 세계 청년 실업률은 13.1%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2007년에 비하면 1.1% 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과 성인 실업률(4.6%) 간 격차는 8.5%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격차는 2007년만 해도 7.6%포인트였으나 이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줄였고, 이게 청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ILO는 7450만명의 젊은이들이 실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1년 전에 비해 100만명 늘어난 수치다.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 포기자가 늘면서 노동시장 참가율도 세계적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또 실업자가 될 수 있는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사람들도 확 늘어나 고용의 질도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 지역과 선진국의 청년실업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중동의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27.2%로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었다. 또 미국 유럽 등과 같은 선진국(18.3%), 라틴아메리카(13.6%) 등도 청년 실업률이 높았다. 반면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의 청년 실업률은 10.1%였다. 나라별로 보면 유럽의 실업률이 높다. 그리스는 2008년 20%대에서 2012년 50%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스페인도 25%대에서 50% 초반까지 치솟았다. 청년 두 사람 중 하나는 실업자란 뜻이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헝가리는 30~40%대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3.1%에 그쳤지만 청년 실업률은 8.0%로 0.5%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2000년 이후 연속 감소세다. 문제는 청년실업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ILO는 전 세계 청년 실업률은 올해 13.2%로 작년 대비 0.1%포인트 높아진 뒤 2018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이후쯤에나 겨우 청년 일자리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얘기다. ILO는 2018년 청년을 포함한 전 세계 실직자가 2억1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완만한 경제 성장이 고용을 크게 늘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기 라이더 ILO 연구원은 “전 세계 실직자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이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실업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은 2007년 대비 평균 두 배로 늘었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실업자들이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평균 3~4개월이 걸렸지만 2012년에는 6개월로 늘어났다. 스페인은 5개월에서 8개월로 늘었다. ILO는 일자리를 찾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가난한 근로빈곤층 문제도 당면한 난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루 2달러 이하로 생계를 꾸려가는 근로자 수는 8억390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6.7%를 차지했다.

세계 각국의 고용 사정은 2018년까지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ILO에 따르면 전 세계 실업률은 2018년까지 6.0~6.1%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ILO는 따라서 세계 각국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 사회의 부담이 커진다. 이들에게 정부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는 건 물론 노년 세대에 대한 부양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불만이 커지면서 사회의 불안정성도 높아진다. 여기에 일부 극단 성향의 정치권이 가세하면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우량자산 담보부채권, 은행 재무개선 '단비'될까

커버드 본드

오는 4월부터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 본드·covered bond) 발행이 가능해진 가운데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이 커버드 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관건은 커버드 본드 발행금리 수준이다. - 1월21일 연합뉴스

☞ 커버드 본드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의 하나다. 특히 유럽에서 금융회사들이 장기 자금 조달수단으로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유럽의 커버드 본드 발행잔액은 2012년 말 2조8000억유로로,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발행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커버드 본드의 특징은 투자자가 금융회사 등 커버드 본드 발행자에 대해 소구권을 가지며 발행자가 파산할 경우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도 갖는다는 점이다. 대출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자산유동화증권(ABS·Asset Backed Securities)이나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 Backed Securities)와 비교해 담보자산뿐 아니라 발행 금융사의 상환의무까지 부여해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따라서 발행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은행의 담보자산에 대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안정적이며 자금조달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중상환청구권(Dual recourse)부 채권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12월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에 관한 법률’(커버드 본드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4월부터 일반 은행들도 커버드 본드를 본격적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커버드 본드가 발행되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보유 자산을 활용해 은행채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의 재무구조가 좋아질 수 있는 셈이다. 유럽에서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비해 커버드 본드가 약 50~200bp(0.5~2%)포인트 더 낮은 금리로 발행되고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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