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풍수] 고택에 깃든 풍수사상

입력 2014-02-1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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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충북 괴산은 천혜의 자연경관이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예로부터 ‘울며 왔다가 울며 떠나는 땅’이라 할 만큼 보이는 건 온통 사방이 첩첩산중이고 들리는 건 시냇물 소리뿐인 궁벽한 산골이다. 그런데 요즘 호수와 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산막이 옛길’이 제주의 올레길 못지않은 명품 걷기 길로 떠오르며 많은 방문객들이 사시사철 찾아와 인근 도로까지 북적일 정도로 변해버렸다.

삼막이 옛길이 소재한 칠성면은 군자산과 보배산이 솟고 강물이 맑아 괴산에서도 산수가 빼어난 곳이다. 그곳을 찾을 때면 그 지방에서 최고의 고택으로 소문난 ‘김기응 가옥(중요민속자료 제136호)’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을 성싶다. 이 가옥은 일명 ‘칠성 고택’이라 불린다. 좋은 숲을 갖춘 낮은 동산을 배경으로 남향판으로 지어졌고 건축 기법도 옛 법도를 벗어나지 않은 전형적인 조선 후기의 주택이다. 집터도 부근에서 손꼽히는 길지로 알려져 있다.

고택을 찾는 이유는 지방마다의 독특한 가옥 특성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건물은 생활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재(나무 흙 돌 등)를 사용해 안전과 생산을 고려해 짓되 휴식(잠), 생산과 양육에 편리하도록 구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주택은 사람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인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현대 건축가는 고택의 부지 선정, 건물 배치, 조경 등에 투영된 풍수, 유교, 샤머니즘적 사상을 연구해 우리의 체질과 인성에 맞는 건강한 주택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집을 자연친화적인 삶의 공간으로 짓기 위해 당시 최고의 풍수사가 김기응 가옥에 개입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숲이 무성한 뒷산에 기대되 경사가 완만한 장소를 택했다.

급경사보다 완경사가 산의 얼굴에 해당돼 지덕이 크다. 수목은 물과 흙을 보호하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뒤쪽의 강물을 등진 채 앞쪽의 넓은 들을 바라보도록 지었는데, 이것은 물보다 남향을 선호했음을 알 수 있다. 남향집은 햇볕이 잘 들어 기운이 양명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바람이 막혀 아늑하다.

산등성이가 끝나는 벼랑 아래의 터는 바람이 좌우에서 불어와 각종 풍병에 시달릴 염려가 크다. 그래서 비록 작지만 청룡과 백호가 좌우를 활처럼 굽어 휜 안쪽의 중심부를 택해 장풍이 양호하고, 앞쪽에 마주한 반달 같은 안산은 앞바람을 막는 데 제격이다.

집안과 대문 앞쪽에 큰 나무를 심지 않았고, 대문과 중문 그리고 중문과 안방 문이 서로 일직선상에 놓여 있지 않으며, 여러 대문의 크기를 동일하게 하지 않은 점도 풍수상 길하다. 부엌은 서쪽에 두고 아궁이는 동쪽을 향하도록 배치해 불이 잘 들도록 방향을 택했다. 지기를 훼손하지 않으려고 땅이 생긴 경사도에 맞춰 건물을 지었고, 통풍과 일조를 좋게 하기 위해 집과 담장 사이의 공간을 넓혔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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