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들도 기어나온다는 춘3월 경칩에 한파주의보!…"춘래불사춘"

입력 2014-03-06 13:34   수정 2014-03-07 11:23


오늘 2014년 3월 6일은 24절기상 입춘, 우수에 이은 세 번째 절기 경칩(驚蟄) 입니다. 하지만 날씨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사이비 봄’으로 해석되는 옛말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을 절감케 합니다.

춘래불사춘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전한 원제의 후궁이었지만 화친 목적으로 흉노의 왕에게 정략적으로 시집 보내진 절세미인 왕소군[王昭君]의 안타까운 심정을 대변해 지은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에서 출처하지요.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 = 모래로 뒤덮인 오랑캐 (흉노)의 땅에는 꽃과 풀이 없을 터이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겠구나.”

날씨에서 이처럼 춘래불사춘을 실감하는 것은 지난 2월 부터 이어진 따뜻한 기온으로 “봄이 왔나”라고 느끼다 어제부터 급작스럽게 뚝 기온이 떨어친 탓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기어 나온다’는 경칩인 오늘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도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강원도 대관령의 경우 영하 18.4도까지 내려가 한파주의보도 발령됐습니다.

때문에 선조들이 ‘경칩에 흙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며 행했던 흙일 [출처=한국세시풍속사전]하기에도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사이비 봄이 아닌 진짜 봄은 언제 올까? 기상청에 따르면 ‘봄의 시작이 언제인가?’에 대한 견해는 대략 4가지 정도가 꼽힙니다.

예컨대 입춘 [立春-보통 2월 4,5일]이 봄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은 24절기를 따른 겁니다. 봄의 시작에 대한 가장 일반적 견해론 계절의 구분이 지적됩니다. 보통 3 · 4 · 5월을 봄으로 보기 때문에 3월 1일을 봄의 시작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견해로 따질 경우 오늘 경칩의 시즌은 봄에 진입해 있는 셈입니다.

천문학적으로는 낮과 밤이 길이가 같은 춘분 (3월 20 · 21일)을 봄의 시작이라고 본다는 게 기상청측의 설명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학에서는 하루 평균기온을 따져 계절을 구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루 평균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봄이 왔다'고 판단한다는 얘긴데요.

기상청이 잰 서울지역 기후평년값 (1981∼2010년 30년간의 기후 평균값) 통계에 따르면 지난 절기상으로 봄의 시작으로 본다는 입춘[立春] [보통 2월 4,5일]의 경우 일평균기온이 영하 1.5도에 머물렀습니다.

때문에 기상학에서 대입할 경우 입춘이 봄은 커녕 겨울의 한복판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이 통계에서 일평균기온이 영상 5도 이상으로 치솟는 때, 기상학적으로 봄의 시작일은 3월 12일로 나타납니다. 이 날은 입춘으로 부터 한 달 하고도 엿새 또는 이레 뒤 입니다.

기후평년값을 10년 정도 더 앞당긴 통계를 보면 지구가 계속 더워지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됩니다. 겨울이 짧아지고 봄의 시작점이 점점 앞당겨진다는 설명인데요.

기상청이 1971~2000년 간 측정한 기후평년값 통계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으로 치솟는 시기는 3월 15일. 이날은 입춘으로 부터 39~40일 뒤였습니다. 기상학적인 봄의 시작일이 과거 30년 (1971~2000년) 보다 최근 30년 (1981~2010년)에 3일 정도 앞당겨졌다는 분석입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과거 30년 (1971~2000년)의 3월 1일 서울 일평균기온은 2.1도, 춘분은 6.7도입니다. 현재 30년 (1981~2010년 )에는 3월 1일의 서울 일평균기온은 2.8도, 춘분은 7.4도로 각각 0.7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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