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19> 논술 유형 탐구- 비교하기 (2)

입력 2014-03-07 18:10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배운 비교하기 유형을 문제를 풀어보면서 확인해 보도록 합시다. 우리는 기본이 되는 4개의 유형 중, 이제 두 번째 유형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면 좋겠다. 당신도 아마 내가 착한 사람이기를 바랄 것이다. 우리 둘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선한 마음을 가지고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갈등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의 갈등이란 누군가가 나쁜 맘을 먹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갈등이란 서로의 선한 마음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에 생겨나는 것뿐이다. 원자력을 둘러싼 이 사회의 갈등은 그래서 더욱 복잡하다. 그것은 필요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결국, 누구의 의도가 더 선한가를 따지다가는 이 갈등의 폭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결정이 현재 우리에게 더욱 이익이 되는가를 따지는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리주의적 고민에 빠져야 하는 것이다.

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옳은 일을 하려는 것이며, 그 이유는 그 일을 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른 숨은 동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선한 행위는 보편적인 이성이 정한 규율에 따르는 것이다. 칸트는 “선한 의지가 선한 까닭은 그것이 어떤 효과나 결과를 낳아서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널리 인정받든 그렇지 않든 그 자체로 선하다. 만일 그렇지 않고 도덕성의 기초가 이성의 보편성을 갖지 못한 채 개인의 편견이나 변덕, 시간, 장소, 문화적 환경의 우연적인 사건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법칙이란 결국 각자의 도덕법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과가 가져오는 혜택에 만족하고 있는 순간, 새로운 혜택을 자랑하는 또 다른 사건이 발견된다면 인간은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자존심마저 내버린 채 이익을 좇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 제시문 (가)와 (나)가 ‘도덕적 행위’를 평가하는 기준의 차이점에 대해 서술하시오

문제를 살펴보지요. ‘도덕적 행위를 평가하는 기준’이라는 기준이 이미 있으니, 우선 이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도덕적 행위란, 쉬운 말로 표현하면 ‘착한 일’이지요. 착한 일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하니 아마도, “어떤 일이 착한 행동이냐?” 정도의 의미가 되겠지요. 우리가 평소에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닙니다만, 이런 주제라면 아마도 윤리 교과서에서 발췌될 가능성이 크겠지요? 그렇다면 배경지식을 떠올려 볼까요? 배경지식이 따로 없다고요? 맞습니다. 사탐 선택과목이 줄어들면서 윤리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아졌지요.

물론,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압니까?”라고 따져봐도 소용은 없습니다. 경제를 배우지 않고도 경제 주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왜냐면, 배경지식의 힘으로 풀기보다는 제시문에 나와 있는 내용에 대한 독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제시문에서 무언가 답이 될 만한 단어를 찾아야겠지요. 지난 시간에도 이미 말씀드렸지만, 대립쌍을 많이 아는 사람이 곧 ‘비교하기’를 잘 하는 사람입니다. 달리 말하면, 제시문에서 not A but B와 같은 대립식 혹은 비교식을 찾아내는 사람이 바로 답을 맞히는 사람인 셈입니다.

(가)의 경우, 개개인이 아무리 착하더라도 서로의 선한 마음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이 사회에서 갈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제하면서, ‘원자력’에 대한 논란을 예시로 들고 오죠. 가령, ‘원자력은 필요하다라든지, 없어져야 한다’라든지 둘 다 좋은 의도로 말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 둘 사이에 다툼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왜 다툼이 일어날까요? 둘 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 주장인데 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가)는 공리주의를 주장합니다. 공리주의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를 알고 있다면 좀 더 쉬웠겠지만,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몇몇 단어만 보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조상으로는 선한 의도를 따지는 행위를 별로라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내놓고 있는, 즉 흔히 말하는 not A but B식의 구조인 셈이지요. (바로 이것을 찾으면 되는 것이지요!)

이제 위 제시문을 토대로 발췌된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사람들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선한 마음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
(2)하지만, 그래도 갈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3)갈등이란 그 선한 마음이 합의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4)ex) 원자력을 봐라!
(5)선한 의도를 따지기보다는 누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지 따져야 한다.

내연이 (5)번 문장이란 것이 분명하지요? 더불어, 여기서 도덕적 행위란 우리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는 행위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1)(2)(3)(4)를 모두 외연으로 놓고, (5)만 덜렁 내연으로 놓기엔 분량이 좀 차이날 듯 보입니다. 이왕이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외연의 정보를 적절히 줄이든지, 혹은 내연에 외연을 좀 붙여주는 방식을 써야겠지요.


요약을 하나 더 보여드릴게요. 앞의 것은 1번, 뒤의 것은 3번 요약이지요.


제시문 (나)는, 첫 문장에 이미 답을 담고 있습니다. 라고 말이지요. 역시 여기서도 not A but B를 통해서 답을 제시하고 있지요. 그리고 뒷부분에서 구조, 즉 <~하지 않는다면>과 같은 가정을 써서 주장을 확인하고 있지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적 이성에 따라 ‘선하고자 하는 의지’대로 판단을 내린다면 그것 자체로 매우 선하다는 칸트의 주장은 우리에게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문단에서 “그렇다고 공리주의처럼 결과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면, 인간은 이익만 좇는 속물이 될 거야”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나)의 경우 제시문의 요약이 생각보다 어렵다면, 우선 키워드부터 제대로 뽑아보아야 합니다. (철학적 단어들이 낯선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요.)

가령, (나)는 ‘선한 의지’, ‘보편적 이성’, ‘도덕법칙’과 같은 단어들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므로, 이것들을 어떻게 묶을지를 고민하는 것이지요. 채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아마 저런 단어들을 중심으로 채점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결론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요? 결론 형태를 2개 정도 보여드릴게요.


당연히 이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 ‘동기와 결과’라는 대립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문제가 좀 더 쉬웠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비교하기’는 확실히 경험치가 누적될수록 정답률이 높아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비교하기 답안 구성에 대한 팁을 드리고, 세 번째 유형인 ‘설명하기’로 넘어가도록 하지요. 이번 시간과 지난 시간에 배운 비교하기 유형의 이론과 문제에 관한 <정리된 PDF>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학교 이름과 학생 이름을 적어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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