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위염환자 가파른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입시 스트레스…20대 여성·10대 청소년 환자 급증
술·담배·커피 '위건강 3敵'…찬음식·우유도 되도록 피해야
위염환자 '약 궁합'도 중요…해열제 포함된 감기약은 상극
[ 이준혁 기자 ]
한국인 열 명당 한 명은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는 위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50대 중년층에서, 여성은 20대 젊은층에서 위염 발생률이 높았다. 불규칙한 식습관에다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0대 청소년층에서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7.3%씩 빠르게 위염 환자가 늘고 있다.
20대 여성 다이어트족(族) 환자 많아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구분한다. 보통 위에 염증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면 급성위염,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위염이다. 증상은 소화불량, 명치 부근의 따끔한 통증, 복부 팽만감, 식욕 부진, 구토, 트림 등 다양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442만명이던 위염 환자는 2012년 521만명으로 처음 500만명을 돌파했다. 가파른 증가 추세다.
젊은 여성 환자 증가세가 눈에 띈다. 20대 여성은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위염 환자가 2.2배 많았다. 속 쓰린 젊은 여성이 늘어나는 이유는 아침을 거르는 불규칙한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급증 등이 꼽힌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 등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위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신경성 위염’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젊은 여성의 위염 비율이 높은 것은 중년 여성에 비해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고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최근 수년간 1일 1식·2식 등 다양한 방법의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는데, 식사 패턴이 불규칙하거나 반복적인 다이어트, 그리고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열제 감기약은 위염 악화시켜
금연, 금주, 짠 음식 삼가, 소식(小食)은 위염 환자가 꼭 지켜야 하는 ‘4대 생활수칙’이다. 이 생활수칙을 지키면 의학적으로 위염이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우선 위에 자극을 주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위염이 쉽게 악화된다.
협심증이나 고혈압이 있어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 퇴행성관절염 등 통증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자주 약국에서 사먹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런 약은 위 점막을 손상해 위염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임의로 약을 사먹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위장점막 보호제 등을 처방받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 중 해열 성분(이부프로펜 등)도 위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염이 있는 사람은 해열제가 포함된 종합감기약을 사먹지 말고 가급적 기침이나 가래 등 증상에 따라 감기약을 사먹어야 한다”며 “감기가 너무 자주 걸리거나 오래 가면 일반의약품을 사먹지 말고 의사 처방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급성위염은 제산제(위산 중화제), 위산 분비 억제제, 소화 효소제, 위장운동 촉진제 등을 복용하며 증상을 달래는 것이 현실적인 치료 방법이다.
술보다 담배부터 끊고, 우유 삼가야
위염은 생활수칙 중 아주 작은 부분만 신경써도 진행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홍 원장은 “담배 연기는 위에 직접 들어가 위산 분비를 과도하게 촉진하고 위를 보호하는 성분 분비는 억제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며 “술은 빈 속에 과음하지 않으면 담배에 비해 큰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훈제 육류·구운 고기 등은 위 점막을 강하게 자극하므로 상추나 깻잎 등 채소 3~4장에 고기 한 점을 싸먹는 게 좋다. 뜨거운 음식은 물론 찬 음식도 나쁘다. 우유도 좋지 않다.
김 교수는 “흔히 우유는 위 점막을 보호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오히려 위산 분비를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과일은 비타민이 풍부해 위에 좋다. 신맛 나는 과일도 나쁘지 않다. 커피·녹차 등 타닌이 있는 음료는 위를 위축시키므로 가급적 식후에 마시고 공복에는 삼가도록 한다.
도움말=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무리한 다이어트·입시 스트레스…20대 여성·10대 청소년 환자 급증
술·담배·커피 '위건강 3敵'…찬음식·우유도 되도록 피해야
위염환자 '약 궁합'도 중요…해열제 포함된 감기약은 상극
[ 이준혁 기자 ]
한국인 열 명당 한 명은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는 위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50대 중년층에서, 여성은 20대 젊은층에서 위염 발생률이 높았다. 불규칙한 식습관에다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0대 청소년층에서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7.3%씩 빠르게 위염 환자가 늘고 있다.
20대 여성 다이어트족(族) 환자 많아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구분한다. 보통 위에 염증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면 급성위염,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위염이다. 증상은 소화불량, 명치 부근의 따끔한 통증, 복부 팽만감, 식욕 부진, 구토, 트림 등 다양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442만명이던 위염 환자는 2012년 521만명으로 처음 500만명을 돌파했다. 가파른 증가 추세다.
젊은 여성 환자 증가세가 눈에 띈다. 20대 여성은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위염 환자가 2.2배 많았다. 속 쓰린 젊은 여성이 늘어나는 이유는 아침을 거르는 불규칙한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급증 등이 꼽힌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 등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위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신경성 위염’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젊은 여성의 위염 비율이 높은 것은 중년 여성에 비해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고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최근 수년간 1일 1식·2식 등 다양한 방법의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는데, 식사 패턴이 불규칙하거나 반복적인 다이어트, 그리고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열제 감기약은 위염 악화시켜
금연, 금주, 짠 음식 삼가, 소식(小食)은 위염 환자가 꼭 지켜야 하는 ‘4대 생활수칙’이다. 이 생활수칙을 지키면 의학적으로 위염이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우선 위에 자극을 주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위염이 쉽게 악화된다.
협심증이나 고혈압이 있어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 퇴행성관절염 등 통증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자주 약국에서 사먹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런 약은 위 점막을 손상해 위염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임의로 약을 사먹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위장점막 보호제 등을 처방받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 중 해열 성분(이부프로펜 등)도 위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염이 있는 사람은 해열제가 포함된 종합감기약을 사먹지 말고 가급적 기침이나 가래 등 증상에 따라 감기약을 사먹어야 한다”며 “감기가 너무 자주 걸리거나 오래 가면 일반의약품을 사먹지 말고 의사 처방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급성위염은 제산제(위산 중화제), 위산 분비 억제제, 소화 효소제, 위장운동 촉진제 등을 복용하며 증상을 달래는 것이 현실적인 치료 방법이다.
술보다 담배부터 끊고, 우유 삼가야
위염은 생활수칙 중 아주 작은 부분만 신경써도 진행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홍 원장은 “담배 연기는 위에 직접 들어가 위산 분비를 과도하게 촉진하고 위를 보호하는 성분 분비는 억제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며 “술은 빈 속에 과음하지 않으면 담배에 비해 큰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훈제 육류·구운 고기 등은 위 점막을 강하게 자극하므로 상추나 깻잎 등 채소 3~4장에 고기 한 점을 싸먹는 게 좋다. 뜨거운 음식은 물론 찬 음식도 나쁘다. 우유도 좋지 않다.
김 교수는 “흔히 우유는 위 점막을 보호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오히려 위산 분비를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과일은 비타민이 풍부해 위에 좋다. 신맛 나는 과일도 나쁘지 않다. 커피·녹차 등 타닌이 있는 음료는 위를 위축시키므로 가급적 식후에 마시고 공복에는 삼가도록 한다.
도움말=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