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독일산 세단 타는 듯한 말리부 디젤···"실주행 연비에 반했다"

입력 2014-03-20 10:00  

고속 운전 편안함···장거리 주행시 실연비 뛰어나



[ 김정훈 기자 ] 독일 디젤 세단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지나친 칭찬일까. 19일 강원도 일대에서 시승한 말리부 디젤은 가솔린 모델과는 딴판이었다.

가속시 스트레스 없는 부드러운 변속과 속도감은 수입 중형 디젤과 대등한 운동 능력을 과시했다. 고속 주행시 흔들림 없는 단단한 하체는 동해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운전자 체감 속도를 낮췄다. 이 정도면 폭스바겐 파사트와 싸워도 판정승까지 가면 갔지, 절대 KO 당하진 않을 것 같다.

해외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워즈오토'의 10대 엔진상을 받은 이력만 봐도 일단 신뢰를 준다. 직접 차를 몰아보면 GM(제너럴모터스) 독일 계열사 오펠이 만든 배기량 2.0ℓ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은 국산 중형급 승용 가운데 운전 만족도가 최상급이다. 변속기 전문업체 아이신(일본)의 미션이 맞물리면서 변속 충격을 깔끔히 없앴다.

디자인과 인테리어는 어차피 소비자 취향이다. 좋다 나쁘다는 주관이 반영된다. 말리부 디젤은 가솔린과 내외관 옷차림이 같다. 그래서 시승 포인트는 파워트레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말리부 디젤을 한 번 타볼까!" 하고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결국 주행 성능과 연비 수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승 코스는 홍천 팜파스 휴게소에서 한계령을 지나 강릉 경포대까지 약 130㎞ 구간이었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잇는 장거리 주행에서 실연비를 체크하기 좋았다.

눈에 띄는 건 디젤 엔진이 뿜어내는 토크 힘이다. 엔진회전수 1750rpm에서 2500rpm 사이에서 35.8㎏·m의 토크 최대 수치가 나온다. 치고 나갈 때 반응이 가솔린보다 힘차다.

시속 120㎞까지 가볍게 속도가 올라가고 160㎞에서도 운전이 편하다. 180㎞ 가속을 유지하면 핸들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 더 가속하면 운전자 몸이 반응할 수 있는 속도다.

가속 탄력이 붙으면 시속 150㎞를 유지하는 동안 2000rpm 초반이면 충분했다. 토크 수치만 보면 대형 세단 제네시스와 맞먹는다. 꼬불꼬불 한계령 오르막길에선 2000rpm을 넘지 않았다. 엔진 저회전 때 토크 힘이 살아있어 연료 소모를 막는데 유리하다.

한계령 휴게소까지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12.8㎞/ℓ가 나왔다. 말리부 디젤의 복합연비는 13.3㎞/ℓ.

이후 동해로 넘어갈 땐 내리막길이 많아 연료를 꽤 절감할 수 있었고 해안도로까지 막힘 없이 달린 결과 경포대까지 측정한 연비는 18.9㎞/ℓ로 표시됐다. 시승 중 성능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 한 점을 감안해도 실연비 만족도가 높았다.

딱 한가지 단점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할 때 시동이 걸리는 스톱 앤 고(Stop&Go) 시스템이 없다는 점. 운전대 뒤에 패들시프트(기어변속장치)를 추가해서 운전 재미를 강조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말리브 디젤은 유럽 디젤차 같은 파워트레인의 장점이 있지만 시장 반응은 기다려 봐야 한다. 말리부가 이전 토스카처럼 많이 팔리는 차는 아니어서 디젤 판매량을 무작정 높일 순 없다. 한국GM은 연간 4000대 정도 팔린다면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30대 미혼, 또는 기혼 남성을 타깃으로 말리부 디젤을 어필할 계획"이라며 "독일 디젤 세단을 타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를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만1294대가 팔렸던 말리부. 월 평균 판매량 1000대에 못미쳤다. 결국 말리부 디젤을 많이 팔려면 제품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강릉=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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