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은 상품 아닌 제도…DB형·DC형 단순비교 주의해야

입력 2014-03-24 07:01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42) 내게 맞는 퇴직연금제도 고르기

박준범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아빠랑 엄마 중에 누가 더 좋니?” 어렸을 때 친척 어른이나 부모님 친구분이 집에 놀러 오면 꼭 이런 질문을 했다. 그때마다 상당히 난처했던 기억이 난다.

퇴직연금제도를 연구하다 보면 이와 비슷한 느낌의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퇴직연금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확정급여(DB)형이 좋은가요, 아니면 확정기여(DC)형이 좋은가요?”

20년 넘게 퇴직연금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여전히 답변하기 난감한 질문이다. DB형과 DC형을 단순한 상품 구분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퇴직연금제도의 종류들이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다.

DB형 제도는 기존 퇴직금제도와 유사하다. 퇴직할 때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만큼이 퇴직 일시금으로 계산된다.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금융사를 통해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퇴직 이전에 퇴직금이 쌓여가는 단계에서는 근로자가 상품을 고를 필요가 전혀 없다.

이에 비해 DC형 제도는 회사가 매년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연봉의 약 8.33% 이상)을 근로자의 DC형 계정에 넣어주고 근로자는 이 돈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퇴직할 때 그때까지 쌓인 금액을 기반으로 일정요건을 갖추면 금융사를 통해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하지만 보통 여러 개 상품을 묶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DC형도 상품이라기보다는 제도에 가깝다.

DB형과 DC형 중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퇴직금 크기가 DB형은 임금상승률, DC형은 투자수익률에 따라 좌우된다는 차이는 있다. 임금상승률은 회사의 경영 여건이나 본인의 승진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수익률도 경제 여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승진 가능성이 높은 젊은 세대(사원, 대리급)는 DB형이, 상대적으로 승진의 기회가 적은 세대(부장급)는 DC형이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승진하면 높은 임금 상승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할 때는 금융사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를 선택해야 한다.

참고로 DB형과 DC형 사이에서 고민하는 근로자를 위해 2012년 7월부터 두 개의 제도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혼합형 제도가 도입됐다. 아직 정착단계는 아니지만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근로자들의 고민이 조금을 줄어들 것 같다.

박준범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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