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장사 경영진, 실적 악화에도 보유지분 차익매도 '눈살'

입력 2014-04-17 13:53   수정 2014-04-17 15:14

[ 정혁현 기자 ] 최근 일부 상장사 경영진들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보유 지분 매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거두자 투자자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회사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기업 가치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인식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키이스트 신필순 대표와 양근환 이사는 지난 9일 51만주와 40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올 들어 소속 배우 김수현 효과로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 중이던 주식을 전량 팔아 시세 차익을 남겼다.

신 대표와 양 이사는 지난달 11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각각 50만주와 40만주를 840원에 확보했다. 이들이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얻은 시세 차익은 2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키이스트의 실적이 '돈 잔치'를 벌일 만큼 좋지 못하다는 데 있다. 키이스트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694억6500만원으로 전년보다 128.5% 늘어났지만 55억63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에도 자신들의 잇속만 챙긴 것이다.

키이스트 주가는 지난 9일 장중 3660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경영진의 지분 정리 이후 2800원선까지 밀려났다.

한 개인투자자는 "경영 중인 회사의 실적 악화에도 주주가치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리콘웍스 경영진도 지난 4일 차익실현에 나섰다. 한대근 대표는 지난해 말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2만주(취득가 1만218원)를 2만2698원에 팔았다. 한 대표는 2억49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이 회사 김대성 전무(1만6000주 처분), 오형석 상무(1만4700주), 최용순 상무(8000주), 나준호 이사(1만1591주)도 같은 날 스톡옵션으로 마련한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 김 전무와 오 상무가 각각 1억9900만원과 1억8300만원을 벌었고, 최 상무와 나 이사는 9900만원과 1억44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실리콘웍스의 지난해 실적도 악화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02억3600만원, 332억3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24% 줄었다.

IT기업 더존비즈온 경영진도 최근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이 회사 박병규 상무는 2009년 합병을 통한 신주 취득으로 보유 중이던 3만3214주 중 2만주를 지난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팔았다. 평균 처분단가는 1만1505원으로 박 상무는 2억3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 회사 김재윤 상무는 4년에 걸쳐 상여로 받은 주식 5000주를 지난 1일 전량 처분했다. 처분가는 1만1132원으로 김 상무는 5500만원을 챙겼다.

지난해 더존비즈온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96억100만원으로 전년보다 3.6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3억5600만원으로 23.73% 급감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나 주식 상여는 경영진에 대한 ‘보상’ 개념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기에는 어렵다”며 “성과 대비 보상이 적정했느냐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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