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에 지갑 여는 소비자들…공유가치 창출이 핵심

입력 2014-05-09 07:00  

Let's Master - 공유가치 (CSV) 경영 (2)

매스→타깃→STP마케팅서
이젠 원투원 공감마케팅 시대
고객이 원하는 가치 제공해야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 사면
제3세계 아동들에 한 켤레 기부
美 탐스슈즈 공익마케팅 성공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탐스슈즈(TOMS shoes) 대표(사진)는 2006년 창립 당시부터 ‘1 대 1 기부공식’이란 핵심 이념으로 출발했다. 소비자가 한 켤레의 탐스슈즈를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탐스슈즈는 사회의 공익적 이슈를 기업의 마케팅과 연관시키는 코즈 마케팅(명분마케팅)의 성공사례가 됐다.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국내 주요 그룹사들은 전담 조직을 꾸리고 대외 이벤트와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하지만 공유가치경영 활동을 대외홍보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난센스다.

마치 안전경영 활동을 보도 자료를 통해 알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안전경영을 잘 추진하면 재해가 사라져 경영성과로 나타나는 것인데, 나서서 안전경영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광고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바로 CSV 경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CSV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활동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CSV는 왜 하는 것일까. 공유가치경영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CSV경영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전략’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마케팅 활동을 핵심적인 단어로 정의하면 ‘기브 앤드 테이크’라고 할 수 있다. ‘가치’의 제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뜻이다.

청춘남녀는 ‘사랑’을 주고 ‘사랑’을 얻는다. 종교도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영원한 생명’을 주고 ‘새로운 신도’를 얻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회사는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가치’를 제공해 ‘이익’을 얻는다. ‘목표달성’ 없는 ‘기브 앤드 기브’는 자선 사업이다. ‘가치제공’ 없는 ‘테이크 앤드 테이크’는 ‘사기’와 다름없다.

순서도 중요하다. ‘가치 제공’이 먼저이고 ‘목표 달성’은 그 다음이다. 만약 순서가 바뀌면 올바른 마케팅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게 돼 식당을 차리는 분들을 자주 본다.

식당일도 ‘가치’를 주고 ‘이익’을 얻어야 하는 마케팅의 원칙이 중요하다. 식당의 고객가치는 ‘맛’이다. 맛있게 하면 손님은 저절로 온다. 서비스도 중요한 요소지만 본원적 가치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식당주인이 개업을 하면 먼저 메뉴의 가격과 하루에 얼마나 팔지를 헤아려 본다. 정말 맛있는 최고의 음식 맛을 내기 위해 몇 달이고 뜬눈으로 밤새워 요리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 우선인데 매출을 올리는 일에 관심을 더 갖는다. 처음에는 지인과 호기심 많은 손님 덕분에 매상이 올라가지만 곧 손님은 줄게 된다. 다급한 주인은 메뉴를 추가하지만 문을 닫게 된다. 식당업 종사자의 97%가 3년 내에 종목을 바꾸거나 폐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치를 제공하면 목표는 따라오는 것.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의 시대에는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았다.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공급과잉이 되면서부터 마케팅의 개념이 등장했다. 마케팅의 처음단계는 모든 소비자를 잠재고객으로 하는 매스마케팅이었다. 품질, 코스트 등의 조건이 평준화되면서 매스마케팅은 타깃마케팅으로 변하게 된다. 시장을 세분화해 목표고객에 최적화한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마케팅 전략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제 타깃마케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고객가치 10인 10색의 시대, 원투원 공감마케팅의 시대가 온 것이다. 고객은 원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에만 지갑을 연다.

CSV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마케팅전략으로 출발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 간 경쟁력을 좌우하는 큰 차별점이 되리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다수의 소비자가 이 문제에 대해 너그러웠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품질과 가격 등의 조건이 비슷해지면서 그동안 관대하게 눈 감아 주었던 부분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2등만 하는 기업이 1등을 따라 잡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품질을 월등히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방법은 엄청난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용이 투입된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착하고 정의로운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원합니다.”

고객의 이러한 변화는 윤리적 소비성향이 구매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만들고 있다. 이점을 간과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마케팅 전략으로서의 CSV경영은 ‘전사의 역량을 총 집결해 1등이 되는 계획을 실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시장의 판도는 CSV경영을 잘하는 기업 중심으로 서서히 재편돼가고 있다.

탐스슈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발 업체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2006년 6월 설립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어린이들이 맨발로 거칠고 오염된 땅을 밟아 토양 기생충에 감염되거나 상처로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는 것을 목격했다. 게다가 유니폼의 하나인 신발이 없어 학교에도 가지 못해 교육조차 못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일회성 기부가 아닌, 지속 가능한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했다.

‘내일을 위한 신발’이란 슬로건을 가진 탐스슈즈의 설립 배경이다. 탐스슈즈는 창립 당시부터 ‘1 대 1 기부공식’이란 핵심 이념으로 시작했다. 소비자가 한 켤레의 탐스슈즈를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탐스슈즈는 사회의 공익적 이슈를 기업의 마케팅과 연관시키는 코즈 마케팅(명분마케팅·Cause Marketing)의 성공사례가 됐다. 초창기 탐스슈즈는 기부 목표량이 200켤레에 그쳤을 정도로 소규모 사업장에 불과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광고 여력조차 없었지만 다양한 디자인과 편한 착용감, 1 대 1 기부공식이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했다. CSV경영을 돈이 많은 대기업의 일이라고 인식하기 쉽다. 일방적인 기부의 연장선에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CSV는 적은 돈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기업의 일상 업무를 통해 만들어 갈 수 있다. 대기업이 CSV경영 추진에 여러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확한 의사결정과 신속한 추진력은 오히려 작은 기업이 효율적이다. 어찌 보면 CSV경영은 중견·중소기업에 더 적합한 혁신 방법론이다.

김길환 < 한국마케팅협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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