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간중독’ 온주완이라는 배우, 그 치명적 실체

입력 2014-05-15 10:09   수정 2014-05-15 18:41


[박윤진 기자] 온주완의 무기는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는 맑은 눈웃음이다.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큰 오해였다.

영화에 대해, 자신에 대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막힘이 없었다. 막힘이 없었다는 것은 어설프게 머리를 굴리며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완전 무장해제(武裝解除). 유쾌하고 진솔하게 대화하는 매력. 그게 바로 온주완의 치명적 실체다.

인간중독

‘인간중독’은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아 가던 1969년 능력 있는 교육대장 김진평(송승헌)이 관사에 새로 온 부하 경우진(온주완)의 아내 종가흔(임지연)과 금기의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경우진은 자신의 출세길에 있어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순진함, 귀여움을 입었지만 극중 아내 가흔의 대사에서도 등장하듯 우진은 ‘살이 닿기 싫은’ 정도로 소름끼치는 인물이다.

“우진이라는 인물은 전작 ‘더 파이브’의 무거움을 털어버릴 수 있게 하면서도 단순해요. 비릿한 출세의 욕망을 어떻게 표출할지, 숨 막히는 이중성을 어떻게 입체화 할지 연기에 앞서 많은 고민들을 했어요”

자세히 말해 우진은 ‘폼 나는’ 캐릭터는 아니다. 출세를 위해서라면 “무엇을 못했을까”라고 말하는 그의 말마따나 엘리트 진평과 달리 그는 간사함 그 자체의 모습이다. 뜨겁고 격정적이던 진평과 자신의 아내 가흔의 격정 로맨스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야 하는 인물.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진평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자신의 상관과 “춤 한 번 추라”고 귓속말을 하며 슬쩍 변하는 눈빛을 보일 때, 관객들은 그의 기막힌 이중성에 얼음이 될 지도 모르겠다.

연기중독


동안 외모와는 별개로 온주완도 어느덧 30대의 11년차 배우가 됐다. 막연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인 연기관을 표출할 시기이기도 하다.

온주완이라는 배우가 2004년 데뷔작 ‘발레교습소’부터 근작 ‘인간중독’까지 출연한 작품이 무려 19편이고 숱한 캐릭터가 그를 거쳐 갔지만 왜인지 뚜렷하게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없다.

물론 ‘더 파이브’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였을 만큼 남다른 연기열정을 쏟아 부은 작품이었고 그만한 인정을 받았다만 ‘청소년 관람불가’였기에 대중적이지는 못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소위 말하는 ‘대박’은 아니었지만 꾸준하고 무난히 일이 풀리는 배우였음에는 틀림없었을 것 같다.

이에 대해 온주완은 “주연만 고집했다면 작품수가 적었을 수 있겠죠. ‘발레교습소’ ‘’태풍태양’ ‘피터팬의 공식’까지 모두 방황하는 청춘, 10대의 초상을 연기했어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분명 있었고 슬럼프로 빠질 수 있었던 중요한 길목에서 군 입대를 하게 됐고요. 운 좋게 여러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면서 배우로서 보내 온 10여 년의 시간들을 좋게 회상했다.

그러면서 “언제든 덤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온주완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더 파이브’를 목숨 걸고 찍었다고 했다. 남아 있는 힘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드라마 ‘칼과 꽃’을 들어갔고 이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인간중독’에 합류했다. 그렇게 쉬지 않고 두드린 결과는 결코 ‘소모’가 아닌 연기에 대한 ‘중독’이었음을 그도 깨닫고 있었다.

사랑중독

영화 개봉을 앞두고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은 예상 외였다. 10년 묵은 입담을 풀 듯 19금 발언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냈고 ‘온주완’ ‘미친거니’ 등 여러 키워드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뜨겁게 오르내렸다.

방송에서 김대우 감독은 온주완을 ‘대전의 쓰나미’라 명명했고 송승헌은 그가 늘여놓는 얘기에 “이런 건 받아 적어야 한다”고 말하며 연애스킬을 높이 샀다. 더 이상 사귈 사람이 없어 서울로 왔다는 온주완은 ‘송승헌과 줄줄이 사탕’ 특집에 사탕이 되어 예능에 출현했을지언정 단내를 풍긴 것은 그였다.  

인터뷰에서 역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작품 활동 그리고 연애는 끊이면 안 된다”고 말할 때만큼은 눈에 힘이 찼고 목소리는 강한 어조였다. 심지어 여러 번 강조했다.

“세상에 연기에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라고 말하는 온주완에게 물었다. 연애 중에 농도 짙은 정사신이 들어간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망설임 없이 찍을 수 있겠냐고. 그는 “연애가 분명 연기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솔로”라고 덧붙여 최근 일었던 열애설을 재치 있게 해명하기도.

“연애는 끊이면 안 된다”고 말했을 땐 가볍게 농을 친거라 생각했다. 다시 되새겨 보건데 그건 진담이었다. “배우가 연기를 잘 하는 것이 당연한데, 잘 한다고 칭찬 하는 것이 좀 이상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온주완에게 배우로서의 진정성을 엿봤기에, 이 말 역시 배우의 연기 욕심에서 흘러나온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그의 거침 없는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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