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8년 만에 다시 군부 통치로

입력 2014-05-22 21:27   수정 2014-05-23 04:22

[ 김순신 기자 ]
태국 군부가 22일 쿠데타를 선언하고 정국을 장악했다. 지난 20일 계엄령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이다.

프라윳 찬 오차 태국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친정부 시위대인 ‘레드셔츠’와 반정부 시위대인 ‘옐로셔츠’ 지도자 간 정치 협상이 결렬된 뒤 오후 4시 국영TV 방송을 통해 쿠데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국가 질서를 수호하고 정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군과 경찰이 전국의 통제권을 장악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20일 계엄령 선포 당시 군과 경찰 등이 참여하는 평화질서유지위원회가 정부를 대신해 태국을 통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윳 총장은 이번 쿠데타는 상황을 신속히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 구조와 경제, 사회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군부는 이날 정치 협상에 나온 반정부 시위대의 지도자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 등 정치 지도자를 연행하고 회담장 주변을 봉쇄했다. 군부는 이미 계엄령을 통해 방콕 주요 시내에 군 병력을 투입시킨 상태여서 시위대의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았다.

전우형 KOTRA 방콕무역관 부장은 “군부의 갑작스러운 쿠데타 선언으로 현지인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발표 직후부터 태국의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인한 정치 위기는 결국 군부 쿠데타로 이어지면서 동남아시아 제2의 경제대국인 태국의 민주주의와 정치는 또다시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정치 관측통들은 시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이 계속되자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해왔다.

군부는 쿠데타를 통해 태국 정치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왔다. 군은 1932년 무혈 쿠데타로 입헌군주제가 된 후 19번째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해임 결정으로 실각한 잉락 친나왓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역시 2006년 해외 순방 도중 군부쿠데타로 실각한 바 있다.

군부는 지난 15일 옐로셔츠를 향한 무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3명이 숨지자 “폭력 사태가 계속된다면 군이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한 뒤 20일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언했다. 태국 과도정부는 군의 계엄 선포를 사실상의 쿠데타로 비판해왔다.

과도정부 측은 “군이 내각과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군부를 비판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계엄령 선포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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