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네덜란드, 유로존의 새 '문제아' 되나

입력 2014-05-22 21:30   수정 2014-05-23 04:23

핀란드, GDP 8분기 연속 감소세…노키아 몰락이 결정타
네덜란드는 1분기 1.4%↓…이상고온에 가스 수출 급감



[ 김동윤 기자 ]
유럽의 강소국(强小國)으로 불리던 핀란드와 네덜란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새로운 ‘문제아 국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유로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두 나라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핀란드는 ‘국민기업’ 노키아의 몰락과 제지산업의 성장세 둔화 등이 겹치면서 당분간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핀란드의 지난 1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핀란드의 GDP는 2012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작년 4분기에 전기 대비 1.0%였던 네덜란드 GDP 증가율도 올 1분기엔 -1.4%로 뚝 떨어졌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작년 11월 ‘AAA’였던 네덜란드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 높은 가계 부채 등으로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FT는 “유로존에서 경제가 가장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던 핀란드와 네덜란드가 유로존 지역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한때 유로존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경제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네덜란드의 1분기 경기 후퇴는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네덜란드의 천연가스 수출 감소가 경기 부진의 주원인이어서 2분기부터는 경제가 정상 궤도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지난 5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올해 네덜란드의 GDP 증가율 전망치를 1.0%에서 1.2%로 끌어올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핀란드다. FT는 “핀란드의 최근 경기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 구조적인 변화에 주로 기인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노키아의 ‘몰락’이 결정타였다.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수출의 20%, 법인세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사세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이 여파로 노키아가 핀란드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000년)에서 0.4%(2013년)로 줄었다. 핀란드의 또 다른 주력 산업인 펄프·제지산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태블릿PC와 전자책 등이 유행하면서 종이 사용량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산업 경쟁력이 이처럼 약화되는 가운데 주요 교역 대상국인 러시아까지 지난 1분기 서방국가의 제재조치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자 핀란드 경제가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파시 쿼파마키 단스케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핀란드 경제가 (작년 -1.37%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제로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회생을 위해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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