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이익 상실'에 처해진 '유병언 그룹'의 운명은?

입력 2014-05-28 14:10   수정 2014-05-28 17:26


진도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관계사들의 지분이 거미줄처럼 얽힌 이른바 ‘유병언 그룹’의 해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업계의 분석입니다.

채권단이 청해진해운을 포함해 유병언그룹의 핵심 관계사인 주식회사 천해지와 주식회사 아해 (현 주식회사 정석케미칼) 등에 대한 채권 회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천해지는 청해진해운의 지분을 39.4% 가진 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사로 꼽힙니다. 유병언씨의 측근으로 꼽히는 변기춘 천해지 대표는 검찰에 구속된 상태고요.

또 도료 제조·판매업체인 아해는 유병언씨의 두 아들 유대균·유혁기씨가 보유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44.8%의 지분을 가졌습니다.

5월 28일 금융권을 소스로 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채권단은 다가오는 7월까지 유병언그룹 관계사의 은행권 여신 2800억원 가운데 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이 최근 청해진해운과 천해지, 아해 3개사에 빌려준 돈 (대출금 총 591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의 상실’로 처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한이익 상실의 이유로 최근 국세청측이 이들의 은행대출 담보물을 압류했다고 산업은행측에 통지한 게 제시됐다고 합니다.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상 담보재산에 압류명령이 떨어지게 되면 기업은 기한이익을 상실하고 만기 전이라도 대출금을 모두 갚아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특히 이런 사실은 은행 간 공유돼 정상적인 금융거래도 제한을 받습니다. 다시 말해 검찰과 경찰에 쫓기고 있는 유병언씨가 사실상 지배하는 그룹의 핵심 관계사들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이 됐다는 얘깁니다.

이들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부도 처리되면 ‘워크아웃’ 보다는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해석입니다. 이는 그룹의 해체로 이어질 거란 시각입니다.

아무튼 앞으로의 진행상황은 지켜보면 그 결과가 드러날 터이고요. 이 내용에서 이해가 쉽지 않은 ‘기한이익 상실’이라는 용어에 눈길이 쏠립니다. 이 용어가 올해 치를 각종 시사상식 시험에서 출제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이 용어 단어의 하나 하나 뜻풀이부터 보겠습니다. 사전적으로 ‘기한’(期限)은 “미리 한정한 시기”란 뜻입니다.

또 ‘기한이익’은 “미리 한정한 시기까지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말하고요. 때문에 ‘기한이익 상실’은 “미리 한정한 시기까지 얻는 이익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경제, 특히 금융권에서 쓰이면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유병언그룹 관계사와 관련한 내용에서 기한이익은 여신거래 약정에 근거해 대출 만기까지는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지요.

그런데 이에 ‘상실’이라는 단어가 붙음으로써 만기가 도래하기 전인 지금 당장 돈을 갚아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는 얘깁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의 담보로 설정한 부동산이 국세청에 압류당한 것이 기한이익의 상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 용어는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말로 통합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이들이 이자를 연체할 경우 ‘기한이익 상실’을 고지하는 문자나 우편물이 날아옵니다. 2개월 이상 연체할 때 법원에서 등기로 지급 명령이 제시되고요.

‘기한(期限)이익 상실’은 영어 ‘Trigger Clause’ (트리거 조항) ‘Acceleration Clause’ (액설레이션 조항)에서 나왔다는 게 일반적 설명입니다.

이들 영어는 굳이 우리말로 직역한다면 각각 ‘방아쇠 조항’과 ‘가속 조항’이 될 터고 ‘자동개입 조항’이 적당한 의역인 듯 싶습니다.

여기서 ‘방아쇠’ ‘가속’ ‘자동개입’은 기한이익 상실에서 볼 때 ‘상실’과 동의어인 셈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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