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대신 캔슬…프라다 대신 프리마…살짝 비틀었다 펀한 스타일에 빠지다

입력 2014-05-31 18:01  

Luxury & Style

명품의 허세 비꼬는 '페이크(fake) 패션' 열풍
유명 브랜드 패러디 확산…美 힙합가수·배우 입으며 대중화



[ 임현우 기자 ]
짝퉁을 샀다는 건 일반적으론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 층에서는 ‘대놓고 짝퉁을 사 입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유명 명품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모방한 페이크 패션(fake fashion)이 인기이기 때문이다. 명품에 집착하는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일종의 패러디물이다.

페이크 패션 열풍을 이끈 브랜드로는 ‘SSUR’ ‘브라이언 리히텐버그’ ‘리즌 클로딩’ ‘LPD’ ‘C.O.I NYC’ 등이 꼽힌다. 이들은 유명 명품 브랜드의 이름을 살짝 비틀어 우스꽝스럽게 바꾼다. 그리곤 패러디한 로고를 옷 전면에 대문짝만하게 박아넣는다.

샤넬(Chanel)은 캔슬(Cancel), 에르메스(Hermes)는 호미스(Homies), 구찌는 부찌(Bucci), 프라다(Prada)는 프리마(Prima)·프라우드(Proud)가 된다. 셀린(Celine)은 여가수 이름인 셀린 디옹(Celine Dion)으로 둔갑했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은 비속어가 뒤섞인 꼼데퍽다운(Commes Des Fuck Down)으로 바뀌는 굴욕을 맛봤다.

이브생로랑(Yves Saint Laurant)을 패러디한 에인트로랑(Ain’t Laurant)도 있다. 에인트로랑 티셔츠 아래에는 자그마한 글씨로 ‘Without Yves’라고 쓰여 있다. “이브 없이는 로랑이 아니지”라는 뜻이 된다. 이브생로랑은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을 영입한 이후 간판을 생로랑으로 바꿔 달았는데, 이런 맥락을 아는 사람들만 웃을 수 있는 ‘고차원 개그’다.

상표권 침해라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이들 브랜드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공개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페이크 패션은 미국 힙합가수와 여배우들이 사회 비판과 풍자의 수단으로 입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몇몇 스타는 패러디 패션 브랜드와 진짜 명품 브랜드의 옷을 함께 매치해 입는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브랜드 ‘마이아더백’은 루이비통 토트백, 샤넬 퀼팅백, 알렉산더 맥퀸 클러치, 고야드 가방 등을 에코백(eco bag·장바구니 등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가방) 안에 그려 넣은 것으로 유명하다. 명품 가방을 풍자하는 톡톡 튀는 디자인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했다.

패션시장에서 이런 패러디물이 주목받는 현상은 명품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명품 구매층이 넓어지면서 명품의 생명인 희소성이 과거에 비해 뚝 떨어졌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명 명품업체들은 로고를 뺀 로고리스(logoless) 상품을 부쩍 늘려왔다. 진짜 명품은 자기 로고를 숨기고, 가짜 명품은 오히려 더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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