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리니지2 바츠전쟁 전말 3부 "내복단, 궐기하라"

입력 2014-06-05 20:31   수정 2014-06-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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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츠해방전쟁의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된 내복단 등장. 2004년 6월 필자는 내복단 일원이 되어 그 유명한 '용던 진격전'에 참여했다. 사진은 용던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적을 막고 있는 내복단 일원들
</p> <p>8섭 종군기자의 내복단 참전기</p> <p>공부 못하는 것도 내 탓이고, 돈 없는 것도 내 탓이고, 무능력도 내 탓이다. 사회에서 그렇게 배웠다. 니가 못났으니 참고 살아야 한다고. 비루한 현실의 돌파구를 게임에서 찾으려 했다. 그러나 여기도 마찬가지. 레벨 못 키운 것도 내 탓이고, 정탄 부족한 것도 내 탓이고, 템발 약한 것도 내 탓이란다. 강한 놈 앞에선 고개 처박고 벌벌 기었다. 여기도 참고 살아야 했다. 게임도 현실도, 나는 참고 살아야 했다. 어느 날 플레이포럼 자유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 무명의 내복단원이 쓴 호소문이란다. </p> <p>'전 서버 유저들이여, 궐기하라!' </p> <p>순간 피가 끓었다. 온몸에 전율이 왔다. 깨어 있으되 죽지는 말지니. 나를 억눌렀던 저 힘의 근원. 이번엔 참지 않았다. 2004년 6월 어느 날, 나는 바츠 서버에 한 명의 엘프 캐릭터를 만들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이끌리는 대로, 그렇게 바츠로 향했다. </p> <p>※ 이 글은 필자가 바츠 해방전쟁 내복단으로 참여해 겪은 일을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한 내용입니다. 지명, 캐릭터 명은 허구가 아닌 사실임을 밝힙니다. </p> <p>내복단으로 태어나다!!
6월 22일, 나는 한 명의 내복단이 되어 바츠 서버에 접속했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단검 한 자루와 기본 방어구뿐.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내복만 입은 헐벗은 캐릭터일 뿐이다. </p> <p>고향인 8서버에서 나는 조그마한 혈맹(피시파워진 혈맹)의 군주로서 살고 있었다. 본섭도 거대 혈이 서버를 독식하고 있었지만, 바츠처럼 폭정을 일삼지는 않았다. 사냥터 통제나 척살령 같은 공포정치는 없었지만, 빈부의 격차는 심했다. 부족하지만 때문에 그럭저럭 지낼 만 했다. 열심히 레벨노가다 하고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았다. 내가 내복단에 자원하기를 결심했을 때 많은 친구들이 반대했다. 자기 캐릭터 키우기에도 바쁜데 왜 타 서버의 일에까지 끼어드냐고. </p> <p>내복단! 그들은 왜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들을 위해 처절한 전쟁의 한복판에 몸을 던지는 것일까? 무명의 내복단 따위가 전 서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전투 혈맹인 디케이(Dragon Knights)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복단의 존재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p> <p>역사를 바꾸기 위해!!
머릿속에 맴도는 온갖 번뇌를 묻어두고 나는 엘프 마을에 도착했다. 당시는 바츠동맹과 디케이 연합간의 전쟁이 최고조에 이를 때였다. 용던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전면전이 펼쳐졌으며 피를 말리는 전투는 양쪽 모두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하지만 서버의 운명을 건 전쟁이기에 이들의 싸움은 더욱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p> <p>일단 전투를 위한 최소조건으로 레벨 5까지 키워야 했다. 그래선지 엘프 마을 앞마당에는 때 아닌 여우사냥으로 마을 안팎에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여우들을 잡고 있을 때 바츠동맹의 한 혈원이 다가왔다. </p> <p>'내복단님들~! 수고하십니다. 많지는 않지만 이 돈으로 기본 장비를 맞추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전쟁터는 용던인데 이런 초보의 몸으로 어떻게 그 먼 곳까지 갈 수 있나요?'
'여기서 훈련을 마친 다음, 용던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버스는 엘프 마을 남문에서 운행하고 있어요. 그럼, 행운을 빌게요' </p> <p>
▲ 게시판에 올라온 내복단의 궐기문은 다른 서버 유저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자유를 향한 바츠 해방전쟁의 정신은 내복단이란 전대미문의 시민혁명군을 만들었다
</p> <p>용던으로 가는 길
마을에서는 바츠동맹이 내복단을 위해 약간의 돈과 버프를 지원해주고 있었다. 일명 '내복지원단'이라고 하는 이들은 적들로부터 내복단을 보호하고, 이들을 용던까지 안전하게 운송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나는 그들로부터 받은 3,000아데나로 지도와 활 등 몇 가지 필수장비를 구입했다.</p> <p>엘프 마을에는 각 서버에서 몰려든 내복단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들은 같은 서버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했다. 나도 '8섭내복왕자'라는 고향 사람을 만났다. 보통 내복단들은 캐릭터를 만들 때 자신의 이름 앞에 출신서버를 적는 것이 관례였다.</p> <p>'반갑습니다. 저도 8서버 출신입니다.'
'이런 곳에서 고향분을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워요.' </p> <p>나는 내복왕자와 함께 엘프마을 남문에서 용던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사실 내복단 혼자서 용던까지 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간에 선공 몹들의 공격을 받거나, 길을 잃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동맹군은 내복단들을 안전하게 용던 입구까지 수송하기 위해 일명 '용던버스'를 운행했다. 운전기사는 마을 앞에서 파티를 모집하고 내복단들을 용던까지 안내했다. 물론 도중에 몹으로부터 내복단을 보호하는 역할도 했다. </p> <p>'2명만 더 받고 버스 떠납니다. 용던 가는 내복단님들 서둘러 주세요.'
'내복왕자님, 우리도 빨리 타요.'
'예!!' </p> <p>버스에 탄 내복단은 윈드 버프를 받은 후 마을을 나섰다. 버스는 용계의 가파른 절벽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용던에 도착하기 전 나는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내복왕자에게 말을 걸었다. </p> <p>'님도 본섭에서는 고렙인 것 같은데, 왜 내복단에 지원했나요?' </p> <p>용던으로 가는 길, 그는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했다. 사실 그는 1서버 유저였다. 과거 올포원의 일원으로 3혈과 싸웠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탄압을 이기지 못해 결국 8서버로 이주하게 됐다. 8서버에 정착하면서도 바츠는 항상 그의 마음의 고향이었다고 한다. 한때 자유를 외치며 생사고락을 같이한 옛 친구들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려고 내복단이 되어 바츠로 돌아왔다고 한다. </p> <p>순간 숙연해 졌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나는 몸속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솟는 느낌이 들었다. 이들은 단순히 게임을 즐긴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친구를 위해, 서버를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것이다. 내복단은 이런 '유저의 힘'이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물결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물결의 중심에서 바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심장이 뛰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들과 함께 이 전쟁에 참여했다는 자체가 가슴 뛰는 경험이었다. 비록 아무것도 없는 레벨 5짜리 캐릭터지만 말이다. </p> <p>내복단의 작전
▲ 내복단은 용던 입구에 거대한 바리케이드를 형성해 적의 진입을 차단했다. 내복단의 인간 바리케이드는 DK 혈맹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왔다
</p> <p>감상에 젖어있을 시간도 없이 버스는 용던 입구에 도착했다. 용던 입구는 수많은 유저들의 피를 갈구하듯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살아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용던에 도착하자 함께 버스를 탄 내복단원의 얼굴에는 저마다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내복단을 인솔하는 동맹군들이 보였다. 이들은 내복단들이 해야 할 일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p> <p>'입구의 내복단원들은 레벨별로 모여 주세요.'
'지금 안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리케이드조와 후방 지원조는 용던 입구로 모이세요!' </p> <p>내복단은 레벨에 따라 맡은 임무가 다르다. 우선 레벨 10 이하의 캐릭터들은 바리케이드 역할을 담당한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적이 지나가면 재빨리 이를 감싸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적을 가두었으면 바리케이드 속에 묻혀있던 레벨 15 이상의 전사 캐릭터들이 일제히 파워샷을 날려 대미지를 준다. 레벨 20 이상의 프로핏은 죽은 내복단을 부활시키는 부활조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동맹의 고렙 궁수는 바리케이드 밖에 대기하고 있다가 적이 카오나 보라돌이가 되면 일점사로 척살한다. 한마디로 그물을 쳐놓고 기다리다가 걸리는 적들을 일망타진 하는 것이다. </p> <p>레벨이 낳은 나와 내복왕자는 바리케이드조에 투입됐다. 적군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내복단의 바리케이드다. 프로핏 같은 경우 바리케이드에 휘말리면 아무리 고렙이라도 죽음을 면키 어렵다. 하지만 최전방에서 가장 먼저 죽어나가는 것 또한 바리케이드 조였다. 동맹군은 바리케이드를 칠 곳에 아덴을 뿌려 표시해 놓았다. 우리는 그 앞에 서서 적을 기다리면 된다. 드디어 채팅창에서 전진명령이 떨어졌다. </p> <p>'바리케이드 조는 대열을 맞추고 용던안으로 진입하세요!! 부활조와 궁수조는 후방을 지원해 주세요.'
'방어벽을 구축하세요! 곧 적들이 몰려옵니다!' </p> <p>
▲ 모든 것의 원인이 됐던 용의 던전. DK는 물 밀듯 밀여오는 내복단 혁명군에 맞서 지독한 사투를 펼쳐야 했다
</p> <p>바리케이드를 사수하라
전투가 시작되자 상황은 급박하게 전개됐다. 나와 내복왕자는 바리케이드 최전방에 서서 용던 안으로 진격했다. 수백 명의 내복단들이 지축을 흔들며 돌진하는 광경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용던 안은 한마디로 지옥이었다. 먼저 온 내복단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우리는 그 위를 밟고 또 다른 인간장벽이 세웠다. 그 사이에도 채팅창에선 쉼 없이 작전을 독려하는 소리가 들렸다. </p> <p>'바리케이드 조가 입구를 봉쇄했습니다! 모두 그 자리에서 기다리세요! 움직이시면 안됩니다!'
'도발조는 용던 안으로 들어가 적을 유인해 오세요!!' </p> <p>이어 몇몇 궁수 캐릭터로 조직된 도발조가 용던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도발조가 어둠속으로 사라지자 용던 안에는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그저 장벽을 사수하는 일만 하면 된다. 곧이어 용던 안쪽에서 적군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먼저 들어간 도발조는 적의 집중공격에 도륙된 것이 틀림없다. </p> <p>'디케이 군사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내복단은 끝까지 바리케이드를 사수해주세요.'
'절대 먼저 공격해서는 안 됩니다. 적이 접근하면 뭉쳐서 에워싸세요!!' </p> <p>곧이어 디케이 군사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말로만 들었지 이정도로 앞도적인 군사력인지 몰랐다. 적군은 평균 60대 이상의 고렙 캐릭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내복단 수십 명이 동시에 공격해야만 겨우 상처 한번 낼 수 있는 막강한 전사들이다. 바리케이트 조의 수칙은 절대 먼저 때려서는 안 된다. </p> <p>적들은 쉽게 공격해 들어오지 않았다. 한 명씩 보라돌이를 유도하면서 바리케이드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멋모르고 먼저 치다가 보라돌이가 된 내복단들은 여지없이 적의 일점사를 받고 쓰러졌다. 특히 적의 범위 공격은 한 번에 수십 명의 내복단들을 몰살시켰다. 지휘체계가 없는 내복단은 적의 공격이 거세지자 우왕좌왕 하기 시작했다. 그 틈을 노려 적은 더욱 파상공세를 펼쳤다. </p> <p>'제발 공격을 자제해주세요!!'
'적의 프로핏만 포위해서 보라돌이 유도하세요!'
'절대 적을 치시면 안 됩니다!' </p> <p>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내복단에게 더 이상의 명령은 통하지 않았다. 죽은 내복단들의 시체가 또 한 번 용던을 가득 채웠다. 채팅창은 적인지 아군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전멸할 상황이었다. </p> <p>하지만 아무리 고렙이라도 끝없이 몰려오는 내복단의 물결 앞에서는 기가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서 사람이 죽으면 뒤에서 또 한명이 들어와 바리케이드를 채웠다. 솔직히 내복단으로서는 죽음이 겁나지 않았다. 죽어도 잃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무차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내복단에게 둘러싸인 적들은 차라리 녹아버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처참하게 도륙됐다. 어쩌다 보라돌이가 된 적의 고렙 캐릭터는 궁수의 제물이 됐다. 처음에는 거센 공격으로 일관했던 적들도 한 명이 쓰러지자 주춤하기 시작했다. </p> <p>'이때다! 전군 용던 안쪽으로 밀고 나가세요!''
'내복단, 바리케이드를 사수하고 궁수조 투입!!' </p> <p>
▲ 수많은 내복단원들의 시체들. 그 위에 또 인간장벽을 쌓고 또 쌓았다. 지옥과 같은 이 처절한 장면을 보고 리니지2 유저는 물론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숙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
</p> <p>용던으로 진격하라!
전세가 급반전됐다. 당황한 적들은 용던 안쪽으로 후퇴하거나 접속을 끊는 사태를 속출했다. 내복단과 바츠동맹은 기세를 몰아 추격을 계속했다. 옆에 있던 내복왕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보이질 않는다. 나는 앞서 죽은 내복단의 시체를 넘어 용던 내부로 진격했다. 파리 목숨보다 가벼운 레벨 5짜리가 리니지2 최대의 격전지 용던으로 진격할 수 있다는 자체가 믿기 어려웠다. 전투는 바츠동맹의 대승리로 마무리됐다. 수많은 내복단의 죽음 위에서 승리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전투에서 DK 혈맹의 최강의 전사 '아키러스'까지 내복단의 진격으로 패퇴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p> <p>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었던 DK 고렙들을 상대로 고작 레벨 20의 파리 목숨밖에 안 되는 내복단이 승리를 거두다니…. 이 전투가 바로 바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용던 진격전'이었다. 이날의 승리는 나의 게임 인생 중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이후 어떤 MMORPG에서도 이날의 감격을 다시 느낄 수는 없었다.</p> <p style='text-align: right'>-2004년 6월 어느 날 이름 없는 내복단의 용던전투 참전일기 </p> <p> 거대한 외침, 내복단의 출현
'혹자는 그럴지도 모릅니다. 바츠 서버 유저도 아닌데 왜 나서냐고. 네,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십시오. 이번 전쟁은 바츠 서버만이 아닌 전 서버가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거대혈에 억눌려 있는 많은 저주 서버 유저들이 함께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다시는 어떤 서버에서도 이러한 독재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버와 관계없이 우리는 궐기해야 합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내복단 궐기호소문 중- </p> <p>바츠 해방전쟁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 2004년 6월, 바츠의 상황은 게시판을 통해 전 서버로 번져나갔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유저들은 바츠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츠동맹을 응원하기 위해 접속했지만, 이들이 하나 둘 모여 마침내 '내복단'이라는 결사조직이 만들어졌다. 용던 전투에서 내복단의 전과는 실로 눈부셨다. 그들이 친 바리케이드와 무대포식 공격은 DK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들에게 죽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쟁의 화신 DK도 이제껏 이런 황당한 군대는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p> <p>내복단의 지원으로 동맹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들은 이러한 기세를 몰아 4혈이 지키고 있는 오렌 성을 떨어뜨렸다. 오렌 성은 디케이의 동맹인 정혈이 지키고 있는 성으로 과거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권력의 상징이었다. 오렌 성 탈환은 4혈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바츠동맹은 오렌성에 이어 글루디오 성까지 탈환했다. 친 DK파 였던 정혈과 위너스 혈에서도 이탈자가 속출했다. 위기를 느낀 DK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p> <p>
▲ 내복단이 적을 에워싸면 동명의 궁수조가 일점사로 공격한다. 집단 공격을 받은 적들은 차라리 녹는 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처참하게 도륙됐다
</p> <p>DK의 최후통첩 '무한척살령'
'이 시간 이후로 바츠동맹의 마크를 달고 계신다면 본인의 뜻과는 관계없이 Dragon Knights 혈맹의 기존의 방식대로 처리될 것이며, 기존에 사라져간 저항세력들과 같이 끝없는 전쟁을 감수하셔야 할 것입니다.'</p> <p style='text-align: right'>- 디케이 혈맹의 최후통첩 중에서</p> <p>상황이 불리해지자 디케이와 Shadow여솔 총군은 '무한척살령'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무한 척살령! 주로 단결력이 강한 단일혈맹이 거대연합을 와해시키기 위해 쓰는 전술이다. 척살 대상자는 맵 어느 곳에서도 공격의 대상이 된다. 심지어 척살 대상자가 캐릭터를 접을 때까지 집요하게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기도 한다. 디케이는 이러한 방식으로 저항세력을 핍박해 왔다. </p> <p>올포원 항쟁 때 3혈의 척살대상 1호였던 귀존 군주는 '어디서 암살자가 공격해 올지 늘 불안한 상태로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게임을 하는 내내 엄청난 스트레스였다.'라며 당시를 증언했다. 척살령은 그만큼 무자비하고 잔인한 전술이다. DK는 바츠동맹에 가입한 혈맹은 고하를 불문하고 무한척살로 다스리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게시판에 올렸다. 하지만 DK의 척살령은 유저들의 반감을 더욱 부채질했다. 오히려 바츠동맹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p> <p>결전!! 글루디오 방어전
바츠 해방전쟁 중 가장 빛나는 전투를 말하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7월 4일에 벌어진 글루디오 공방전을 꼽을 것이다. DK 연합은 빼앗긴 글루디오 되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바츠동맹 또한 다수의 내복단과 함께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이날 공성전은 공성측 37개 혈맹, 수성측 42개 혈맹이 참여, 족히 1,000명이 넘는 인원이 격돌했던 대규모 전투로 기록됐다.</p> <p>칼(공성)과 방패(수성) 문양이 양측 캐릭터의 머리 위에 새겨지자 드디어 진격의 나팔이 울렸다. 공성시작 10분도 채 안되어 DK의 공성골렘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공성골렘은 맹렬한 기세로 성문을 두드렸다. 바츠동맹 궁수조와 DK 법사들이 원거리 일점사를 주고받으며 전투는 호각지세를 다투었다. 그 순간 글루디오 성문이 뚫렸다. 4혈 동맹은 나이트 부대를 앞세워 성안으로 진격해갔다.</p> <p>'성문이 뚫렸다! 모두 성안으로 밀고 들어가라!'
'적이 내성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진형을 펼쳐라!' </p> <p>
▲ 내복단이란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바츠동맹은 DK 연합이 지키고 있는 오렌성과 글루디오성을 차례로 함락했다. 특히 글루디오 방어전에선 해리포터가 이끄는 위자드 부대가 최강의 DK궁수조 괴멸시키는 이변을 연출했다
</p> <p>DK는 온 힘을 다해 외성문 안으로 진입했다. 순간 바츠 동맹은 외성문을 둘러싸고 원형일점사 진형을 펼쳤다. 제네시스의 막강 궁수조와 해리포터의 위자드 부대는 서로 도우며 외성문 안으로 들어오는 적군을 공격했다. 특히 위자드가 슬리핑 크라우드로 적의 발을 묶은 다음, 궁수조가 일점사하는 전술로 디케이 군사를 쓰러뜨렸다. 디케이는 맹렬한 공격을 가했지만 바츠동맹의 진형을 뚫을 수가 없었다. 외성문 밖에는 4혈 군사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DK는 외성 진입부대를 후퇴시키고 궁수조를 파견해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 </p> <p>'돌격부대는 일단 후퇴!! 궁수조로 적의 진형을 뚫어라!!'
'적의 궁수조가 공격해온다. 위자드 부대는 앞으로!!' </p> <p>혈전에서 궁수와 위자드 부대가 맞붙으면 위자드 쪽이 유리하다. 그 이유는 위자드의 마법공격은 회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바츠동맹의 위자드 부대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위자드 부대의 중심에는 DK 토벌격문으로 유명한 해리포터 혈맹이 있었다. DK의 궁수조는 바츠동맹의 위자드 부대에게 격파당하고 말았다. 최전방의 돌격대와 궁수조까지 전멸 당하자 DK의 사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p> <p>군사들은 성 앞에서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DK 지휘부는 바츠동맹의 진형을 뚫을 수 없음을 직감했고 군사를 글루디오 성 마을에 집결, 사실상 퇴각명령을 내렸다. 사기가 충천한 바츠동맹은 성을 나와 DK의 진지를 파괴하고 남아있는 잔당들을 모두 사살했다. 이렇게 글루디오 성 공방전은 바츠동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p> <p>오렌성과 글루디오 성을 함락한 바츠동맹은 적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아덴성으로 눈을 돌렸다. 리니지2 세계에서 난공불락의 성으로 유명한, 그것도 최강의 DK연합군이 지키고 있는 아덴성으로 말이다. 2004년 7월 17일, 바츠 해방전쟁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역사에 기록된 '아덴성 공방전'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p> <p>
▲ 리니지2 대륙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아덴성. 바츠동맹과 DK연합은 아덴성 공방전으로 바츠해방전쟁 최고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다
</p> <p>한경닷컴 게임톡 이덕규 기자 ldkgo1234@naver.com</p>

리니지2, 으리으리한 유저와 '바츠해방전쟁' 10주년 축하
[실록] '리니지2 ' 바츠 해방전쟁의 전말: 1부 올포원
[실록] 바츠 해방전쟁의 전말. 2부: 3혈과 '왕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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