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 최신 잠수함 잡는 18억원짜리 어뢰…성능개선 끝낸 홍상어, 방산수출 날개 편다

입력 2014-06-08 21:42  

최승욱 선임기자의 방위산업 리포트

충격 견디게 부품 교체…최종 사격시험 통과
경쟁력 있는 무기 개발, 해외시장 공략 나서야 방위산업 지속 성장 가능



[ 최승욱 기자 ]
국산 최신형 중형 잠수함의 척당 가격은 5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최대 20㎞ 떨어진 곳에서 날아올라 적 잠수함 근처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 뒤 음파로 추적, 격침시키는 장거리 대잠어뢰(對潛魚雷) ‘홍상어’는 18억원. 높은 명중률만 유지된다면 적이 잠수함을 늘린다 해도 대잠어뢰 확충으로 대응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홍상어는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해 2005년 군에 실전배치된 경어뢰 ‘청상어’(9억원)에 유도탄 부분을 붙인 무기체계다. 전투함이나 헬기, 해상 초계기 부근의 잠수함만 공격할 수 있었던 청상어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미운 오리에서 화려한 백조로

2000년부터 12년간 1000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간 홍상어는 지난 2년여 동안 해군에는 ‘버린 자식’이었다. 운용시험평가에선 4발 중 3발이 명중, 평가기준(75%)에 합격했지만 해군에 인도된 뒤 2012년 7월 실시된 실사격훈련에서 목표물을 맞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군이 불만을 제기하자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기술품질원, 방위사업청 등은 같은 해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상세기술분석을 실시해 품질을 개선했다,

실사격에서 목표물을 맞히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물에 들어가는 순간 중력의 최대 300배에 이르는 충격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목표지점 상공에서 낙하속도를 줄이기 위해 펼치는 낙하산의 고도를 종전 1㎞에서 1.2㎞로 높였고 입수각도도 90도에 가깝도록 조정했다.

일부 부품을 내충격성이 우수한 것으로 교체하고 전원을 공급하는 커넥터도 고정시킨 뒤 발사해본 결과 지난 5월7일 연습탄 1발과 전투탄 1발이 표적을 잇따라 맞춘 데 이어 23일 전투탄 1발까지 명중했다.

종전보다 더 엄격해진 기준을 통과함에 따라 이미 납품된 1차분 50여발을 회수한 뒤 개선된 홍상어를 인도하고 2차분은 이달 중 양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수출 중심으로 바꿔야

정부의 올해 전력증강비 예산은 14조8000억원. 방위사업청은 이 중 국내에서 8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일 방침이다. 2012년 기준 314개 기업(연간 방위산업 생산 5억원 이상)의 방산제품 생산액 10조8936억원(산업연구원 조사)보다 적다. 게다가 군의 수요는 불규칙한 데다 다품종 소량주문이 많다. 방산기업이 국방과학연구소 주도 아래 개발한 명품급 무기의 수출에 다 걸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 시장에 의존해선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2년 방산 수출(통관기준)은 1조1044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4288억원에서 매년 26.7% 늘어난 금액이다. 생산액 대비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지만 조선(73%), 기계(48%), 자동차(43%) 등 관련 산업의 수출 비중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방사청은 올해 방산 수출 4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했다. 함정 등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방산 선진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신흥 시장은 군사교류와 산업협력, 기술이전, 현지생산 등을 통해 판로를 확보할 방침이다.

방산 수출 증대는 국방력 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소득 및 기술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선진국보다 떨어지는 방산제품의 가격 및 기술, 품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실장은 “무기 획득 및 조달을 우선시하는 방사청은 방산 수출 중심으로 전환돼야 하고 수출 지원조직도 확대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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