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수학여행 전면 폐지…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2014-06-27 17:04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국민은 불안감에 빠졌다.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안전대책 회의를 통해 올해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Y여고는 9월에 가기로 한 2학년의 수학여행을 수업 및 교내 대체 프로그램 운영으로 변경했다. 이 학교는 1학년의 수련활동에 대해선 학부모 여론 조사 후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학생들은 왠지 모를 씁쓸함과 함께 어쩔 수 없는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수학여행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 너무 빨리 잊으면 안돼요 !

축구시즌이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사람들의 눈과 귀가 브라질로 쏠려 있다. 월드컵 경기를 보며 웃고 즐기고 있다. 얼마 전까지 슬퍼했던 사람들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다.

그 렇다. 얼마 전 우리는 세월호라는 배에 탄 학생과 많은 사람을 떠나보냈다. 떠나보내며 사고와 관련된 일들을 조사하며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볼 수 있었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사고 관련된 일들의 진상을 찾으며 의견이 분분했다. 정부기관에서는 분향소를 설치해 전 국민이 애도했다. 두 달 정도밖에 안 됐고 아직 실종상태인 피해자가 있지만 분향소가 철거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찾아오는 사람이 적어졌고 이젠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을 즐기며 슬픔을 잊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다. 슬퍼하며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것보다는 즐거워하며 삶의 활력을 찾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아직 사고로 실종된 학생들을 다 찾지도 못했으며 유족이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을 이기고 삶으로 돌아가기엔 두 달은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빨리 잊어버리던 일은 이번 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와 같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고 우리나라 건축업계의 비리 같은 것을 알려준, 지금은 관련된 사람들만 기억하고 있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도 다 잊었다.

이 번 세월호 사고도 삼풍백화점 사고와 동일선상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리한 증축이 목숨을 앗아간 사고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두 사고가 일어났을 때 수뇌부들은 살아 남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앞서 일어난 삼풍백화점 사고에서의 문제점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무리한 증축, 수뇌부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그들의 잘못이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세월호의 선장의 잘못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큰 잘못을 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국민이다. ‘삶이 힘들다’ ‘일이 바쁘다’ 등의 핑계로 잊어버린 우리의 잘못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라의 주인인 우리가 이들을 잊고 이들의 목숨을 빼앗아간 문제들을 잊었다.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과거를 잊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서 배워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픔을 빨리 잊는 것은 좋지만 아픔이 준 교훈을 너무 빨리 잊는 것은 문제다.

오승홍 생글기자(남성고 3년) osh2866@naver.com

이래서 폐지 찬성

매년 사고 급증 … 교육효과도 의문

첫 번째, 안전은 무엇보다도 우선시되어야 한다. 학교안전공제회의 발표로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576건에 달하는 사고가 수학여행 시즌에 일어났다고 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고까지 합하면 더 높은 수치일 것이며 사고 발생 건수 또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과거 1970년대에는 기차탈선사고가, 80년대에는 관광버스전복사건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안전은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안전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여행을 진행한다는 것은 학부모의 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다.

두 번째, 수학여행이 과연 교육적 측면에서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다. 수련회와 수학여행은 이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시작된다. 매번 갈 때마다 그 레퍼토리는 똑같다. 청소년지도사들의 엄한 관리, 비슷비슷한 체험활동, 둘째날 밤의 레크리에이션과 감성 유발. 고등학생이 될 때쯤이면 질릴 만도 하다. 수학여행의 목표는 추억 만들기가 아니다. 학교 교육의 연장선이다. 현 시점에서 그 내용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

세 번째, 수학여행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작년 본인의 학교에서 벌였던 레인보프로젝트는 수학여행 대체프로그램으로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기획자 작성강의와 진로적성검사 등의 알찬 프로그램들로 이뤄져 있어 교육적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간단한 반 대항 체육대회와 저녁 시간에는 선생님과 함께 삼겹살을 구워먹는 등의 활동은 협동심을 기르기 충분했다. 모든 활동은 교내에서 이뤄져 안전도 보장되었다. 반을 소규모로 나뉘어 설문조사 후 간단한 외부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이렇든 학교별 자율활동을 지원하고 그 내용을 충실히 한다면 수학여행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수학여행에서 학급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갑갑한 교실에서 벗어나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매번 안전이 확보되지 않고 학부모들의 불안만 유발한다면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남궁영선 생글기자(정의여고3년) jo954@naver.com

이래서 폐지 반대

학창시절 특별한 추억…학교에 맡겨야

첫 번째, 수학여행을 폐지하면 청소년들의 학창시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사라진다. 우리는 누구나 수학여행, 수련회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가지고 있다. 방과 후 보충학습, 야간자율학습 등의 학업 압박에서 벗어나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기회이며 학창시절을 함께한 고교친구들과 장기자랑도 하고 밤을 새워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맛있는 야식도 먹으면서 평생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설사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고 할지라도 수학여행, 수련회만의 특별한 추억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 전국의 수많은 수련회기관과 관광업체의 수입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폐지정책을 시행한 지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하루빨리 정책을 풀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수입이 줄어들게 되면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들게 되어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청소년 지도자에 대한 직업 선호도도 줄어들게 되며 대학 청소년 지도학과의 정원은 줄어들 것이다.

세 번째, 사고의 원인을 학교에 돌리고 있다.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20년 된 오래된 선박의 과도한 증축 개조, 돈을 벌기 위해 선박이 수용할 수 있는 화물의 양보다 더 많은 화물을 과적했다는 점, 그리고 침몰하는 배를 보면서도 대기하라고 외치던 선장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이다. 하지만 폐지를 인정하게 된다면 모든 원인을 부정하고 수학여행을 진행한 학교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으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수학여행을 갈 때 사고가 낫다는 이유로 수학여행을 취소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운다는 것은 엉뚱한 논리이다. 오히려 지금 현 상황에 요구되는 것은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는 학생들의 인식, 자신의 생명처럼 남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이동수단에 대한 확실한 안전 점검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모든 것을 폐지한다면 프로야구 경기, 권투경기 등도 모조리 폐지해야 옳지 않을까.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

박혜진 생글기자(용화여고 3년) gpwls762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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