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들인 '한국형 토익' 고사 위기

입력 2014-07-15 21:03   수정 2014-07-16 03:52

'수능 대체' 무산으로 무관심

교육부 "정부·기업 활용 늘려야" 호소



[ 정태웅 기자 ]
‘한국형 토익(TOEIC)’으로 개발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1급 시험이 응시자가 줄어들면서 고사(枯死) 위기에 몰리고 있다.

15일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올해 2회차 NEAT 1급 시험의 응시자는 500명 남짓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1차 639명, 2차 545명, 수시 1931명, 3차 718명 등 응시자 수가 5000여명에 그쳤으며 지난 3월에 치러진 올해 1차 시험도 1000명을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NEAT는 국민의 영어회화 능력을 높이기 위해 이명박 정부에서 39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국가 주도 공인영어시험이다. 일반인 대상의 1급과 고교생용 2, 3급으로 나눠 개발됐고 2, 3급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과목을 대체하는 방향이 모색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사교육 부담이 우려된다며 NEAT로 수능을 대체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2, 3급 시험은 폐지됐다. 이 여파로 일반인 대상인 1급 시험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1급 시험을 지난해 6회, 올해 8회 등으로 늘린 뒤 내년에는 매월 실시해 연간 10만명을 대상으로 NEAT 시험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모두 응시횟수가 4회로 줄었고 그나마 연간 응시자 수가 500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EAT는 영어 듣기와 읽기뿐 아니라 말하기와 쓰기 등 4개 영역을 골고루 측정하되 학문 분야보다는 실생활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했다.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토익은 읽기와 듣기 위주며 말하기·쓰기는 별도의 시험을 봐야 한다. 4개 영역 모두 시험을 치를 경우 응시료는 NEAT 1급이 6만원으로 13만~22만원대인 다른 시험보다 싼 편이다.

NEAT 1급의 개발은 비즈니스 목적의 영어시험이라면 굳이 비싼 로열티를 물어가며 토익 등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국내 247만명이 토익·토플 응시료로 1237억원을 지출했고 이 가운데 339억원(27.4%)이 주관사인 미국 ETS에 로열티로 지급됐다. 말하기 시험인 ‘토익 스피킹’을 입사시험에 활용하는 국내 기업과 기관은 2007년 70곳에서 2012년 1300여곳으로 늘어났다. 기업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NEAT를 입사시험에 활용한다면 수험생의 응시료 부담을 낮추고 외화 유출까지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국내외 연수 대상 교사 선발에 필요한 영어 성적으로 NEAT를 활용하고 각 부처 소속 연구기관 및 공기업의 승진과 채용시험에 NEAT를 반영하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박병태 교육부 영어교육팀장은 “응시자가 연간 5만명 이상은 돼야 공인영어성적으로 자리잡고 신뢰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정부 각 부처와 기업들이 NEAT 활용을 늘려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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