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구두메시지 전달…"한일관계 개선위해 노력"

입력 2014-07-25 17:06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청와대로 박 대통령을 예방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지사를 통해 이러한 의사를 전해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지난 24일 도쿄도지사로는 18년만에 공식 방한하기에 앞서 아베 총리를 만나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마스조에 지사는 "방한 직전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한 관계로서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아베 총리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며 방한시 대통령 예방이 성사되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우방"이라며 "저는 정부 출범 이래 한일관계 중시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신뢰관계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진정한 신뢰관계를 쌓아 양국관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아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나라나 영토와 역사가 있는데 영토는 국민의 몸이며, 역사는 국민의 혼"이라며 "혼이 상처를 받으면 근본이 흔들린다.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긴밀히 교류해왔는데 정치가 두 나라 국민 간 우정을 소원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일본) 정치인들의 좀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양국관계에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지사님이 (역할을 해달라)"라며 "특히 역사문제가 중심이 돼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두 나라가 안정적으로 관계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두 나라 사이 문제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 내 일부 단체의 혐한시위와 관련, "이웃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도 실추시킬 수 있는 문제"라며 "도쿄도 차원에서 우리 동포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달라. 이는 일반 일본 국민들은 혐한행동에 반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이에 "한국 측이 우려하는 일본 내 일부의 증오발언(hate speech)은 매우 부끄러운 행위"라며 "도쿄도에서는 금년 가을 '인권주간'을 설정해 인권계몽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이러한 증오발언이 계속되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는 각오로 적어도 제가 도쿄도지사로 재임하는 기간 도쿄에 거주하는 한국인 등 외국인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재일동포 사회에서 주일 대사관과 함께 재일학교를 짓기위해 노력해왔는데 부지확보 관계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런데 지사님이 부지확보에 협조해준다고 해 마음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마스조에 지사는 "전력을 다해 새 한국학교 건립이 성사되도록 확실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마스조에 지사는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방한 계기로 서울, 수원, 안산 합동 분향소를 방문했다"며 "세월호 침몰사고로 많은 분이 피해를 보시고 실종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대학교수와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국회의원과 제1차 아베 내각의 후생노동상 등을 거친 인사다.

그는 도쿄도지사 명패에 한글 이름을 병기할 정도로 일본내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청년 시절에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했다고 한다.

이날 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일본 정계 인사와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대통령 취임식 즈음 이래 1년5개월여만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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