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휴가' 다녀와 파업 투표한다는 현대車 노조

입력 2014-07-30 20:47   수정 2014-07-31 04:36

인사이드 스토리

8월1일 쟁의조정신청 예고…'여름휴가 후 파업' 정례화
"8월은 아예 놀다시피하고 타결되면 격려금까지 챙겨"
협력업체들 "너무한다"



[ 강현우 / 하인식 기자 ]
“현대자동차 파업 때문에 작년까지 두 해 연속 8월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추석 보너스요? 현대차 노조원들이나 받는 거죠.”

현대·기아차 노조가 올해도 ‘여름휴가 이후 파업’ 수순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자 울산 자동차부품공단의 K기업 임모 사장은 이렇게 하소연했다. 그는 “휴가까지 다 즐기고 와서 8월은 파업으로 놀다시피 한 뒤 협상이 타결되면 격려금 명목으로 파업으로 못 받은 임금을 보전받는 행태는 좀 심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름휴가 직후 파업 수순

현대·기아차는 내달 2일부터 10일까지 주말 포함, 9일간의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지난 6월 초부터 두 달 가까이 끌어온 2014년 임금·단체협상도 잠시 중단한다.

각 사 노조는 휴가 직전인 31일 ‘교섭 결렬 선언’을 하고 다음날인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할 예정이다. 10일간의 조정기간 노·사 실무진과 중노위 위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두세 차례 연 뒤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하면 합법 파업이 가능해진다. 쟁의를 할 수 없고 협상도 하기 어려운 조정 기간을 휴가와 맞추는 것이다.

두 회사 노조는 휴가 직후 또 다른 합법 파업 요건인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성이라는 두 요건을 갖추면 노조는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급할 것 없다”는 현장 정서

조합원 4만7000여명의 현대차는 국내 최대 투쟁력을 자랑하는 민주노총 금속노조(15만명)의 핵심 사업장이다. 이런 대표성 때문에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작년까지 27년 동안 23차례 파업을 벌이며 투쟁에 앞장서왔다.

최근엔 여름휴가 이후 파업이 정례화하는 분위기다. 작년에는 8월20일부터 9월5일까지 15일간 파업 끝에 임·단협을 타결했고, 2012년에는 7월에 두 차례 부분파업을 한 다음 휴가를 다녀와서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등 정치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지만 최근엔 상급단체 파업에 노조 간부들만 참여하고 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이 이끄는 현 집행부는 대신 조합원들의 실리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9~2011년에 이어 이 위원장은 올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1인당 평균 6800만원이던 현대차 직원 임금은 작년 9400만원으로 5년 만에 40% 가까이 올랐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 파업으로 쏠쏠한 격려금도 챙겼다. 지난해 타결 격려금은 ‘통상임금의 500%+920만원’이었고 2012년에는 ‘통상임금의 500%+960만원’에 달했다. 근로자 1인당 2000만원에 이르는 추석 보너스를 챙긴 셈이다.

○“협력업체는 추석 보너스 없는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현대차 노조를 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임 사장은 “협력업체 납품단가가 내려간 만큼 현대차 노조원 급여가 올라가는 마당에 파업으로 일감까지 줄어들면 중소업체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호소했다.

울산 효문공단의 부품업체 이모 대표는 “협력업체들도 통상임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대차 노조가 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해 통상임금을 확대하면 지급 여력이 없는 부품업체들은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울산=하인식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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