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할 서소문공원 가봤더니 … 한국경제신문 앞 공원, 평신도들의 순교지

입력 2014-08-07 09:43   수정 2014-08-07 09:44



[ 김근희 기자 ] "도심 한가운데 공원이 있으니 직장인들에겐 쉼터 같은 곳이죠. 천주교 성지로 아주 뜻깊은 곳이라 점심때 직장인들이 기도하러 많이 옵니다." 서소문 공원(서소문 순교성지) 안내자 김요셉 씨(62)의 설명이다.

지난 6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의 서소문 순교성지 안에는 조선시대 목칼 형틀을 형상화해 만든 15m 높이의 순교자 현양탑이 우뚝 서 있다. 한 수녀와 중년 여성 두 명이 현양탑 앞에서 눈을 감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한두 명씩 나와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공원 곳곳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써진 현수막이 걸려있다.

다음 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6일 광화문에서 시복미사를 거행하기에 앞서 서소문 공원을 찾는다. 시복미사는 천주교 신자 중 거룩한 삶을 살거나 순교를 한 사람을 성인(聖人)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추대하는 행사다.

이번 시복미사에서 복자로 추대되는 124위 중 27위가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처형된 순교자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이들을 위해 5분 정도 짧게 참배하고 광화문으로 시복미사를 하러 이동한다.

성도 500명이 행사 당일 서소문공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을 계획이다. 성도들은 교황이 오기 1시간 전부터 모여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기도한다.

서소문 순교성지의 관할본당인 중림동 약현성당의 이준성 주임신부(47)는 "교황님은 시복대상자들이 처형된 장소에서 참배하시고 순교자들이 끌려온 길을 거슬러 올라 죄인으로 판결받은 장소인 형조 앞 광화문 광장으로 간다" 며 "순교자들이 죄인이 아니라 복되신 분이라고 선포해 200여년 전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소문 순교성지는 서소문 밖 네거리로 불리던 곳으로 조선시대의 공식 처형장이었다.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년 병인박해 때까지 100여 명의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처형당했다. 서소문 순교성지 순교자 가운데 44위가 1984년 시성식 때 성인으로 선포됐다. 단일 순교지로는 성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다.

서소문 순교성지 안내자 김요셉 씨는 "새남터가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를 비롯한 성직자들의 순교지라면 서소문 성지는 평신도들의 순교지" 라며 "현양탑 아래 분수에 잠긴 수천 개의 조약돌은 서소문 밖 성지에서 순교한 평신도들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미사 대상자인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를 비롯해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은 모두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다.

김씨는 "서소문 성지는 최대 순교지이지만 노숙자들이 들어오는 등 그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서소문 공원 곳곳에는 노숙자들이 보였다.

서울 중구청은 2017년까지 서소문 순교성지에 기념전시관, 추모공간, 도보 순례길, 역사체험공간 등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소문 밖 역사 유적지의 가치를 회복시키고 관광인프라 구축하겠다는 것. 중구청은 지난 6월30일 서소문 밖 역사 유적지 설계 당선작을 선정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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