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치명적 치사율 '에볼라 바이러스'의 습격, 지구촌 '대재앙'의 공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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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8 18:36  

[Global Issue] 치명적 치사율 '에볼라 바이러스'의 습격, 지구촌 '대재앙'의 공포 속으로

[ 김순신 기자 ] “재앙이 가까워지고 있다.”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이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아프리카에 사상 최악의 ‘에볼라 출혈열’이 창궐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에서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으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병한 에볼라는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으로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최대 치사율 90%에 이르는 에볼라 출혈열이 1910년대 500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 독감과 같은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서아프리카, 비상체제 돌입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중앙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나타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질에 300여명의 주민들이 고열, 근육통, 구토, 설사를 호소하며 사망했다. 국제 사회는 조사에 나섰고, 콩고 북부 에볼라강 인근서 감염된 환자에게서 그동안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상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에볼라 출혈열은 높은 치사율로 인해 이후 발병 때마다 죽음의 병으로 불리며 아프리카를 공포로 몰아넣곤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지난 5일 현재 887명이 사망했다. 이번 에볼라 출혈열의 발병지로 의심되는 라이베리아는 휴교령을 내리고 공무원 강제휴가 조치를 취했다. 공항과 검문소를 제외한 국경 역시 폐쇄됐다. 시에라리온에서도 검역, 방역 작업에 군대가 투입됐다.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앞으로 60일간 에볼라에 대한 교육을 제외하고는 공공회의를 금지하는 등 전시를 방불케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국제기구와 미국 등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WHO는 추가 의료진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1억달러(약 1038억원) 규모의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서아프리카 지역 여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WHO와 협력해 긴급대응센터를 설치하고 각종 의료 지원 활동을 펼 예정이다.

전 세계, 에볼라 대응책 마련 나서

에볼라가 비행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각국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항공사들은 서아프리카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은 기니 항공편을 무기한 중단했고, 나이지리아의 아리크에어와 토고의 ASKY항공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미국은 에어앰뷸런스를 서아프리카로 급파해 에볼라 출혈에 걸린 자국 감염자인 켄트 브랜틀리와 낸시 라이트볼을 본국으로 후송해 치료하고 있다. 미국 보건부 소속 질병통제예방센터는 3개국에 대한 3등급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2003년 사스(SARS) 유행 때 내린 조치와 같은 최고 수위의 여행경보다.

한국 정부 역시 서아프리카 지역에 역학 조사관과 의료진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우리 국민이 감염되거나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해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서아프리카 지역에 의료진과 역학 조사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지에 의료진을 파견하면 환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우리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검역에 대해 전문적으로 안내하며,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4개국에는 우리 국민 858명이 체류하고 있다. 에볼라 환자 발생으로 ‘특별 여행 경보(철수 권고)’가 발령된 기니(45명)와 라이베리아(25명), 시에라리온(88명) 등 3개국에 158명이 있다.

치료법 개발에 난항

에볼라 출혈열이 ‘죽음의 병’인 이유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는 핵심구조가 잘 변하지 않는 DNA 유형과 변화무쌍한 RNA 유형이 있다. 에볼라는 RNA 유형이지만 손쉽게 백신 개발이 가능한 DNA 유형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 회사들은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는 에볼라 치료제는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 투자를 하지 않았고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미국인 발병자인 브랜틀리와 라이트볼이 지난달 31일 투여받고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진 ‘지맵(ZMapp)’ 역시 9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맵 바이오 제약에서 개발한 것이다.

맵 바이오 제약은 대량 학살 무기 대응을 책임지는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 미 국립보건원과 함께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지맵이 실제로 브랜틀리와 라이트볼을 낫게 했는지,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앞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순신 한국경제신문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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