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만 가면 화장실…과민성 대장증후군, 채소 조리해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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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9 03:13  

휴가만 가면 화장실…과민성 대장증후군, 채소 조리해 먹어야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휴가철 대장증후군 주의보

식중독 걸린 뒤 염증세포 증가
시도때도 없이 복통·배변 장애

과식·과음이 증상 부추겨
맵고 기름진 음식 피하고
유산균 발효유 섭취 도움



[ 이준혁 기자 ]
광고회사에 다니는 한상진 씨(40·서울 강서구)는 얼마 전 휴가지에서 식중독을 앓았다. 수시로 배에 가스가 차고 복통이 나타났다. 심한 악취를 동반한 방귀가 나오고 식은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변의(便意)마저 나타나 차 안에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한씨는 ‘감염 후 과민성대장(大腸)증후군(또는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그는 항생제와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제제를 처방받아 1주일간 복용한 뒤 가스가 크게 줄고 용변이 규칙적으로 돌아와 근심을 덜었다.

휴가철 과음에 배 ‘부글부글’

휴가철을 맞아 과음이나 과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먹고 난 뒤 아랫배가 사르르 아프고 화장실에 가서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잦다면 십중팔구 과민성장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의료계는 한국인 100명 중 7~10명꼴로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다고 추산한다. 다른 원인 질환 없이 설사, 변비, 아랫배 더부룩함, 장에 가스가 차는 증상 등이 계속되면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과음하거나 신체 균형이 무너지는 여름철에 특히 많이 걸린다. 스트레스도 한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과민성장증후군이 감기에 이어 결근 원인 2위에 오를 정도로 환자가 많았다.

이 질환은 그동안 스트레스 이외에는 원인을 정확히 몰라 ‘신경성 질환’으로 분류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인이 하나둘씩 규명되고 있다. 장이 선천적으로 과민한 경우,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뇌에서 너무 적거나 많이 분비되는 경우, 특정한 음식물이 장에서 소화·흡수되지 못한 채 발효되는 경우 등이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 소장에 세균이 과다 증식하거나, 식중독으로 장에 세균 감염이 생겼다가 사라진 뒤에 ‘후유증’처럼 생기기도 한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휴가지에서 음식을 잘못 먹어 식중독에 걸렸던 사람 네 명 중 한 명 정도는 나은 뒤에도 소장이 계속 과민해진 상태로 있고, 염증세포가 증가한 상태로 남게 돼 과민성장증후군이 생긴다”고 말했다.


식사 습관 바꾸면 증상 완화

차 교수는 “더운 여름철에 술과 함께 안주로 짜거나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면 평소 장이 예민한 사람들의 소화기를 더욱 민감하게 만든다”며 “특히 휴가지에서 과음하면 알코올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대장 점막에 영향을 미쳐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찬 음식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휴가지에서 들뜬 마음에 며칠 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시거나 차가운 맥주 등을 ‘원샷~’하는 술 문화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며칠 주기로 변비와 설사를 반복하는 유형, 변비 증상이 있으면서 변이 토끼똥처럼 동글동글하거나 연필처럼 가는 모양을 하는 유형, 대변을 볼 때마다 설사를 하는 유형 등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장 예민도를 떨어뜨리는 진정제, 대변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부피형성 완화제 등 약물요법이 많이 쓰인다. 심할 경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장이 예민하다고 느낄 때는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컨대 장 기능에 도움이 되는 메뉴로 식단을 바꾸면 증상 완화에 좋다. 민 원장은 “채소와 과일은 장증후군의 주된 증상인 설사와 변비를 모두 누그러뜨린다”며 “맵고 짠 음식은 장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딱딱한 음식이나 생채소, 기름진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화학조미료를 많이 쓴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 발효유를 섭취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차, 알코올,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자제하는 게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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