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파업 수순' 현대車노조…고민 깊어지는 이경훈

입력 2014-08-13 21:37   수정 2014-08-14 03:47

현장에서

파업보다 실리 중요한데…강성노조원 집행부 흔들기
14일 파업 찬반투표 돌입

강현우 산업부 기자 hkang@hankyung.com



[ 강현우 기자 ] ‘파업보다는 실리(임금 인상)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 곱지 않은 여론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파업을 안 하자니 강성 조합원들이 당장 ‘사측의 앞잡이’라며 들고 일어설 판이다.’

12일 현대자동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하자 노조 집행부는 고민에 빠졌다. 2009년부터 3년간 무파업을 이끌어냈던 이경훈 노조위원장도 진퇴양난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이 위원장이 협상을 주도한 2009년부터 3년간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6800만원에서 8900만원으로 30% 넘게 올랐다. 문용문 전 위원장 시기인 2012~2013년에 현대차 노조는 각각 28차례, 15차례 파업을 했지만 연봉은 89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6.7%밖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선거에서 현대차 조합원들이 다시 이 위원장을 선택한 것도 중도·실리를 중시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무리한 파업 강행보다 실리를 택하자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통상임금 확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강성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통상 임금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파업을 불사해야 한다는 요구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면 연봉이 최대 2000만원가량 오른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현대차 노조원은 4만7000여명이지만 실제 노동 운동은 7개 계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위원장이 소속된 현장노동자회가 실리 추구형이며 강성이 셋, 중도가 셋이다.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를 구성하는 476명의 대의원 가운데 70% 이상이 파업을 선호하는 강성 계파 소속이다.

더구나 이 위원장은 전주공장 출신이어서 조합원 70% 이상이 근무하는 울산에서는 지지 기반이 약하다. 이 때문에 강성 계파들은 이 위원장이 회사 측에 동조하는 모습이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곧바로 ‘어용(御用) 노조’라며 흔들기에 나선다.

이 위원장과 집행부가 파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달 31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고, 12일에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결의를 했다. 14일에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한다. 다만 11일 중노위가 ‘교섭을 더 하라’, ‘통상임금 확대는 조정 대상이 아니다’는 행정지도 결정을 했기 때문에 파업 일정은 다소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성 계파는 이 위원장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의원대회에서도 ‘11일 나온 중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이 집행부의 실책에 따른 것 아닌가’, ‘중노위 결정과 상관없이 파업에 나서야 한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노동계 안팎에선 현대차 노조가 통상임금 확대 안건을 올해 임금협상에서 분리해 별도로 논의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문용문 집행부 시절인 2012년 사측과 합의해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강현우 산업부 기자 hkang@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증권사를 대표하는 상위권 수익률의 합이 170%돌파!! 그 비결은?
[한경닷컴스탁론]또 한번 내렸다! 최저금리 3.2%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컨센서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한 곳에서 확인!!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