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10배 큰 맥도날드 쫓아갈 길 먼데…'출점제한'에 성장 막힌 CJ·SPC

입력 2014-08-13 21:48   수정 2014-08-14 09:45

일자리 창출, 서비스業이 답이다
(3·끝) 국내 규제가 대형화·글로벌화 걸림돌

맥도날드 30조·스타벅스 15조원
美 시장 기반으로 전세계 진출…각국 정부, 외식 육성 문화전파
국내업체 매장감소에 적자까지…해외 진출 비용부담 '악순환'



[ 유승호 기자 ] 맥도날드는 지난해 브랜드 로열티로만 3조원을 벌었다. 한국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5300원짜리 빅맥세트를 구입하면 10% 정도인 550원이 맥도날드 미국 본사로 간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지난해 2조59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SPC의 연매출이 맥도날드의 로열티 수입에도 못 미친 것이다. 국내 외식기업이 규모 면에서 글로벌 기업에 크게 뒤처져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에서는 외식업이라고 하면 노동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세계로 눈을 돌리면 맥도날드처럼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로열티 수입으로만 수조원을 벌어들인다. 전문가들은 외식 산업은 그 자체로 시장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고 식재료 수출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는 전 세계 외식 산업 규모를 2조3000억달러로 추산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의 1.5배, 반도체 산업의 8배에 이르는 규모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웬만한 제조업체 이상의 실적을 내는 글로벌 기업이 많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30조14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1위이자 세계 4위의 철강기업 포스코(개별기준 30조5435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15조9400억원이었고 KFC 피자헛 등을 운영하는 얌그룹은 1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하면 한국 기업은 글로벌 외식산업의 변방에 머물러 있다. SPC의 지난해 매출은 맥도날드의 10%에도 못 미쳤다. 빕스 뚜레쥬르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CJ푸드빌의 지난해 매출은 1조967억원으로 맥도날드의 3% 수준이었다.

수익성 격차는 더욱 크다. 지난해 맥도날드의 영업이익률은 31.1%,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16.5%였다. 반면 SPC의 영업이익률은 4.7%에 그쳤다. CJ푸드빌은 347억원의 적자를 냈다.

글로벌 외식기업들은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3만5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전체 매장의 41.1%가 미국에 있다. 스타벅스는 미국 내 점포 비중이 71.4%에 이른다. 피자헛 역시 절반이 넘는 7756개의 점포가 미국에 있다. 박주영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회장(숭실대 교수)은 “글로벌 외식기업은 자국 시장에서 얻은 노하우와 자본을 바탕으로 해외에 나갔다”며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막대한 로열티 수입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외식기업은 출점 규제라는 암초에 걸려 있다. 대기업 계열 외식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지하철역 출구 반경 100m 이내와 연면적 2만㎡ 이상의 복합다중시설에만 점포를 낼 수 있다.

CJ푸드빌의 외식업 매장 수는 2011년 111개에서 2012년 128개, 2013년 133개로 늘었다가 올 들어서는 13일 현재 128개로 줄었다. 국내 출점이 제한된 외식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해외 진출에 많은 비용을 쓰다 보니 더 지속적인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산업은 음식과 함께 문화를 전파하고 농수산물 수출을 늘리는 역할도 한다. 각국 정부가 외식산업 육성 정책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태국 정부는 2004년부터 각국의 태국 음식점을 선별해 인증을 주는 ‘타이 셀렉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인증을 받은 식당은 태국산 농수산물을 사용하도록 권장한 결과 태국의 식재료 수출은 2001년 35억달러에서 지난해 12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탈리아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 38개국에서 이탈리아 요리 교육기관인 ICIF를 운영하고 있다. ICIF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식자재를 사용하고 이탈리아 역사와 문화도 교육하고 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정부는 골목상권 보호라는 논리에 사로잡히지 말고 외식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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