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親기업 정책에 기업 '유턴'…"10년간 새 일자리 20만개 생긴다"

입력 2014-08-25 21:00   수정 2014-08-26 04:25

제조업 돌아오는 영국

법인세 선진국 최저 수준
노동비용 스페인보다 낮아



[ 김보라 기자 ] 값싼 노동력을 찾아 아시아로 떠났던 영국 기업들이 속속 유턴(U-turn)하고 있다. 신흥국과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영국 정부가 해외 공장의 본국 이전(리쇼어링)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영국산(made in UK)’ 열풍이 불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패션기업 막스앤드스펜서는 내달 프리미엄 제품인 ‘베스트 오브 브리티시’를 내놓는다. 직물, 염색, 디자인 등 모든 생산 과정을 영국에서 거친 이 제품은 하청업체였던 리앤패션그룹이 중국에 있던 공장을 영국 레스터로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샤넬과 버버리 등 명품 업체들도 올 하반기부터는 동유럽에서 영국 노팅엄으로 돌아온 방직 공장에서 원단을 제공받기로 했다. 영국 의류소매업체 아카디아그룹의 필립 그린 회장은 “임금만 단순 비교하면 아직 영국이 중국보다 비싸지만 세금, 운송비, 저장 비용, 환율 등을 따졌을 땐 영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은 ‘굴뚝 산업 살리기’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금융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10년 중소기업의 수출·기술·혁신·대출을 한 번에 지원하는 정부 전담팀을 설립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현재 11%에서 5년 내 15%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과감한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미 선진국 최저 수준인 23%의 법인세를 내년부터 20%로 더 낮추고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

영국의 노동비용도 금융위기 이후 파운드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태트가 발표한 유럽 각국의 노동비용(2013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20.90유로로 프랑스(34.30유로)와 스웨덴(40.1유로)은 물론 스페인(21.10유로)보다도 낮았다. 유로존 평균은 23.70유로였다. 노동비용이란 임금과 퇴직금 등의 복리비용을 합친 것이다.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영국 경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경제는 올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월 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2%로 상향 조정했다. 컨설팅회사 PwC는 “패션, 전자 등 산업 전반에서 ‘리쇼어링’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10년간 영국에서 2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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