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탄력받는 '청정 에너지'…한국은 더딘 걸음

입력 2014-08-29 07:00  

LGERI 경영노트

김경연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kykim@lgeri.com >



기후 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협력과 대응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 화석연료 에너지 체제에서 청정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 입을 모은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청정 에너지 체제 구축을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신재생에너지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태양광의 도약이 눈부시다. 지난해 1GW급 원전 39기에 해당하는 39GW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새로 설치돼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던 풍력의 증설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올해는 40GW 이상의 증설이 예상된다.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태양광 모듈 및 설치 비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세계 많은 지역에서 기존의 화력발전원과 비용 경쟁을 할 수준에 들어서고 있다. 태양광 시장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이 한발 앞서갔으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 일본, 미국이 투자를 주도하는 가운데 저개발국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청정 에너지 체제로의 이행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은 신재생에너지 확산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의 변화, 효과적으로 수요를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및 시장의 변화, 이를 받쳐줄 지능형 인프라의 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효율 제고는 실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값싼 에너지원으로 인식된다. 1단위 에너지를 생산하는 비용이 화석원료 중 가장 저렴한 천연가스 복합발전보다 1단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에너지효율 향상 비용이 훨씬 싸다. 적어도 2020년까지는 에너지 효율 제고가 가장 값싼 에너지원으로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상업용 및 공공기관 빌딩 에너지 효율 프로그램만으로도 현재 700억달러 정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효율의 설비나 구조물, 조명 등을 설치 혹은 교체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전력 시장 여건이나 외부 환경 상황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여 소비량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하는 에너지관리 시스템의 확산도 주목해야 한다.

수요관리를 가능케 하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감축한 전력을 거래하는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최근 몇 년간 일어나는 큰 변화 중 하나다. 전력 수요는 시시각각 변하지만 공급은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요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전력망 전체의 수급 효율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전력 수요관리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전력 유틸리티 기업 외에도 구글, 소프트뱅크, 도요타, 혼다, GE, 지멘스 등 각 분야의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거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지능형 인프라와 관련한 스마트미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지능형전력망(스마트그리드)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지능형 인프라는 전력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전력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미터의 경우 북미와 유럽, 일본, 중국이 상당한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시장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청정 에너지 체계 구축 및 신산업 창출을 위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보다 전향적인 생각과 사업 전개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김경연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kykim@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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