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테러 공포에 휩싸인 미국…오바마의 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입력 2014-09-12 19:06   수정 2014-09-13 04:51

[ 김보라 기자 ]
“오바마의 오만한 외교정책이 계속된다면, 우리의 칼은 계속 너희들을 공격할 것이다.”

‘9·11 테러’ 13주년을 맞아 미국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지난달 19일 이후 지금까지 미국 프리랜서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 250여명의 포로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영상을 잇따라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이슬람 외교 정책을 정면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9·11의 주범인 알카에다도 미국을 겨냥한 대규모 테러 공격을 시사하면서 미국 내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테러단체 간 통신이 급증한 점,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미국 국적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증가한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결성된 지 10년도 채 안 된 IS가 ‘약탈 경제’를 기반으로 막강한 경제력을 갖춘 테러조직이 됐다”며 “과거와 전혀 다른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탈+오일 머니 ‘막강한 경제력’

IS는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2004년 알카에다로부터 충성을 맹세하고 창립한 테러 조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 등 레반트 전 지역의 영토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 테러단체들이 소굴에서 낡은 소총 하나만 들고 싸웠다면 IS는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테러 단체가 됐다. 이들은 사람, 돈, 군수품 등을 모두 갖추고 첨단화된 조직을 만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S는 약탈 경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라크 정부는 부인했지만, IS가 지난 6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장악한 뒤 은행에서 4억2500만달러(약 4320억원)를 털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들은 시리아 동북부 라카, 이라크 북부 모술 등의 기업과 농가를 상대로 정기적으로 조공을 받고 있다. 기독교 등 현지 소수 종파에 속한 이들에게서 대중교통 이용료, 통행세, 보호세 등의 명분으로도 돈을 갈취한다.

IS는 시리아에서 8개의 가스와 석유 매장 지역을 장악하면서 힘을 키웠다. 이들은 이라크 국경지대에 있는 상인들이나 신생 정유공장 등에 원유를 팔고 있다. 이라크 북부 정유시설에서만 하루 200만달러(약 20억4500만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곡식과 고대 유물 등도 밀거래한다.

인질의 몸값도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가 몸값으로 벌어들인 돈이 지금까지 4000만파운드(약 674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IS는 최근 납치한 미국 여성의 몸값으로 660만달러(약 67억원)를 요구했다. 이슬람 부호와 지지자들이 보내는 후원금도 IS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글러스 올리번트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라크 담당은 “IS에 외부 후원은 보너스에 불과하다”며 “독립적인 금융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자금줄을 끊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대원 수혈 … 생화학 무기 준비

미국 ABC방송은 IS를 두고 ‘믿을 수 없는 전투력을 갖춘 조직’이라고 묘사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군사기지를 손에 넣으면서 정부군보다 더 많은 전투 장비를 보유했다. 전 대원이 M16 소총을 3세트씩 갖추고 있으며 미국산 험비, 곡사포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IS가 옛 소련제 T-55탱크 30대와 T-72탱크 10여대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IS는 재래식 무기를 넘어 생화학 무기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시리아 북부에서 확보한 IS 대원의 노트북에서 선페스트균을 이용한 생화학 무기 제조법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IS의 활동 대원 수를 1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라크 전문가들은 그 수가 곧 세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리아 인권감시단체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IS에 들어간 신입대원만 6300명에 달한다. IS는 조직원에게 지역 평균 임금의 세 배에 달하는 월평균 400~5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7개 언어로 영상 살포 … 하이브리드 전쟁

IS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폭격에 대항하는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으로 서방 세계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선전전, 정보전, 대리전, 사이버 공격 등이 뒤섞인 전쟁을 일컫는다. IS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7개 언어로 된 각종 메시지와 전투사진 등을 실시간 배포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대테러 커뮤니케이션 전략센터(CSCC)’를 주축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IS보다 한발씩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새로운 전쟁 패턴을 제대로 좇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억지력을 발휘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종류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을 촉구했다.

김보라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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