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치닫는 KB사태] 외부인사가 점령해온 최대 금융社 사령탑…'나눠먹기'에 조직 골병

입력 2014-09-16 21:14   수정 2014-09-17 03:45

KB사태 재발 막자 (1) 낙하산은 이제 그만

서로 다른 '뒷 배경'에 회장·행장 사사건건 충돌
'조직'보다 '개인' 우선…KB 전산교체 갈등 초래



[ 김일규 / 박신영 기자 ]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자진 사퇴하거나, 이사회 의결을 통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KB금융은 회장 자리가 비면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후임 회장 선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KB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낙하산 인사를 금지할 것, 정부나 감독당국이 선출 과정에 관여하지 말 것,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뽑을 것’ 등 세 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KB금융 CEO만 모두 낙하산

KB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금융권은 낙하산 인사를 꼽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역대 4명의 회장(대행 포함)이 모두 외부 출신이다. 황영기 초대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주로 일했으며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강정원 회장 대행은 외국계 은행 출신이다. 어윤대 회장은 고려대 총장을 지냈다. 임영록 회장은 정통 관료였다.

통합 국민은행장 4명도 마찬가지다. 민병덕 행장만 내부 출신일뿐 나머지 김정태·강정원·이건호 행장 등 세 명은 외부에서 영입됐다. 이들은 정권과 가깝거나 실세들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나 은행은 그렇지 않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모두 내부 출신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마찬가지다.


○‘빚’ 잔치가 부른 갈등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문제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에 ‘빚’을 진다는 점이다. 빚이 많다 보니 인사 등 경영 행위가 자유롭지 못하다. 도움 준 사람이 요구하는 사람을 계열사 대표나 주요 임원으로 앉히는 게 다반사였다. 임 회장도 마찬가지다. 회장 취임 후 계열사 사장을 선임했지만, 스스로의 뜻으로 선임한 사람은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주요 보직을 나눠주다 보니 임 회장의 영(令)이 서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이건호 전 행장이 사사건건 임 회장과 맞선 것도 결국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회장과 은행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황영기 전 회장과 강정원 전 행장은 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힘 대결’을 벌였다.

○‘애정’ 없는 사람은 곤란하다

낙하산 인사의 또 다른 문제는 조직에 대한 애정이 적다는 점이다. KB사태의 발단이 된 전산교체를 둘러싼 이견만 해도 그렇다. 어떻게 보면 실무적인 일을 가지고 회장과 행장이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싸우는 것은 다른 은행에선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한 시중은행장은 “전산교체를 놓고 의견이 다른 정도의 문제는 어느 조직에서나 자주 발생한다”며 “끝장회의를 하든지, 술자리를 가지면서 타협안을 찾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조직에 대한 애정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KB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선 낙하산 인사 금지가 필수라는 데 이론이 없다. 관료 출신이든, 정치권 출신이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면 또다시 문제가 불거질 것이 자명하다.

내부 인사도 마찬가지다. 회장이 되기 위해 정치권이나 감독당국에 줄을 댄 사람은 그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무리수를 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 KB금융 회장 선출권을 KB금융에 돌려줄 때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일규/박신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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