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DNA'로 무장한 SK…그룹 가치 300조원 '정조준'

입력 2014-10-10 07:05  

경제 대도약 이끌 한국 대표기업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작년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
R&D 투자 7500억으로 확대



[ 박영태 기자 ]
“부진불생(不進不生),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6년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내수시장에 안주하다가는 결국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다.

SK는 그룹 주력 사업을 에너지·화학, 정보통신에서 반도체로 과감히 넓혀 해외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자원보국 실현을 위한 해외 자원개발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그 결과 SK의 수출액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다.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SK의 수출액(상장 15개사 기준)은 76조7322억원으로 국내 매출(71조1732억원)보다 5조원가량 많았다.

SK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룹가치 300조원이 그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현재 100조원 안팎인 그룹 가치를 3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SK의 중장기 경영 목표다. 해법도 글로벌 시장에서 찾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는 지난해 7000억원이었던 R&D 투자를 올해 75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부진불생 기치로 ‘공격 앞으로’

SK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당시 하이닉스의 미래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최 회장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분기마다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가 인수한 뒤 매년 수조원을 투자, 기술주도형 반도체 기업으로 변모시킨 덕분이었다.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업체인 미국 LAMD를 인수해 공정 미세화 수준을 높인 것이 대표적이다. 유럽에 반도체 연구소를 설립해 미래형 반도체 개발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16나노 낸드플랜시, 6기가비트(Gb) LPDDR3, 고용량 8Gb LPDDR3, 20나노급 4Gb 그래픽 DDR3 등 ‘세계 최초’ 기술을 쏟아냈다.

지난해 말에는 반도체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정보 처리 속도를 높인 초고속 메모리(HBM)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반도체 칩을 상하로 여러 개 쌓은 뒤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그 사이로 데이터가 담긴 전기 신호를 흘려 보내는 방식을 적용, 칩을 좌우로 나란히 줄 세우는 기존 방식보다 정보처리 속도를 대폭 늘렸다. SK하이닉스는 HBM을 차세대 시장을 선도할 제품으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우시 공장을 가동 중인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충칭에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세우는 등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 시장을 겨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 나서

에너지·화학 분야 역시 해외시장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SK는 지난 4월 SK E&P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 석유 생산 광구 두 곳의 지분을 인수해 운영권을 확보한 뒤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생산·탐사광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에 머물렀던 SK가 직접 시추 판매 등 생산광구 운영에 나선 것. 이는 그동안 쌓은 석유탐사 노하우 덕분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SK는 이 두 개 광구에서 올해 150억~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생산 규모를 더 늘려 분기마다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은 해외로 눈을 돌린 지 오래다.

SK는 중국 최대 국영 에너지기업인 시노펙과 손잡고 에틸렌 생산공장을 설립, 지난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SK는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 에너지·화학사업의 전초기치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럽 선두권 정유기업인 스페인 렙솔과 합작한 윤활기유 공장도 최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중동 최대 석유화학업체인 사빅과는 넥슬렌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계약을 맺었다. 에틸렌 세계 최대 생산 기업인 사빅과 에틸렌을 분해해 고성능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SK의 기술력이 결합한 사례다. SK E&S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셰일가스 시장에 뛰어들어 2019년부터 미국 현지의 셰일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이만우 SK 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부사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혁신적 마인드와 도전정신, 패기로 요약된다”며 “위기에 맞서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자세로 기업가치와 국부를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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