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핵심은 좋은 느낌…현대·기아차 감각 돋보여"

입력 2014-10-10 21:24   수정 2014-10-11 03:45

파리모터쇼에서 만난 자동차 디자이너 5人

자동차 디자이너는…
최고에 대한 갈증은 숙명
미래 車, 직관적이고 단순화될 것

엔지니어링과 이해·조화가 중요



[ 정인설 기자 ]
프랑스는 예술의 나라죠. 19일까지 계속되는 파리모터쇼에서도 그런 특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디자인 경연장의 성격이 강하죠. 신기술 전시회 같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그래서 카앤조이는 내년에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 기술의 대가들을 보기로 하고, 이번 파리모터쇼에선 내로라하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英 왕립예술학교 출신

많은 디자이너가 인터뷰에 응해줬습니다. 영국 자동차를 대표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총괄과 제리 맥거번 랜드로버 디자인총괄이 함께 나왔고요. 한국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독일 BMW의 카림 하비브 디자인총괄도 시간을 내줬습니다. 홈그라운드인 프랑스를 대표해서 로렌스 반댄애커 르노 디자인총괄 부회장과 알렉산더 말발 시트로앵 디자인총괄 역시 카앤조이 독자들을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러 회사를 옮겨 다녔다는 사실입니다. 하비브 BMW 총괄만 현재까지 BMW의 붙박이일 뿐 대부분 여러 자동차 회사를 거쳤습니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칼럼 재규어 총괄은 미국 포드와 영국의 슈퍼카 애스턴마틴에서 일하다 재규어로 옮겨왔습니다. 말발 시트로앵 총괄은 폭스바겐과 르노에 몸담았다 푸조시트로앵으로 이동했죠. 세계 자동차 디자인이 조금씩 비슷해지는 이유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죠.

유럽차 디자이너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포드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반댄애커 르노 부회장은 아우디에 이어 포드를 거쳤고요. 포드가 한때 재규어랜드로버의 주인이었던 만큼 맥거번 랜드로버 총괄과 칼럼 재규어 총괄 모두 포드 출신입니다. 게다가 칼럼의 친동생 모레이 칼럼도 지금 포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죠.

학맥을 봤더니, 영국에서 공부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칼럼과 맥거번 총괄, 말발 시트로앵 총괄 등은 모두 영국 왕립예술학교 석사과정을 이수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학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공학 전공자들도 적지 않다는 거죠. 반댄애커 부회장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엔지니어링 석사를 받았고 레바논 출신인 하비브 BMW 총괄은 캐나다 맥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습니다.

팀플레이로 완벽주의 추구

공대 출신 디자이너들만 공학을 잘 아는 게 아닙니다. 산업디자인 전공자인 칼럼 총괄도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칼럼 총괄은 “자동차에서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 공정이 까다로운 알루미늄이 차체에 많이 들어가 공장 안에 있는 엔지니어들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할 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전공이나 직장 경력에서 공통분모가 많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경쟁 차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려 애씁니다. ‘자신이 디자인한 차와 다른 차가 비슷한 것 같다’는 질문을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자부심을 유지하기 위해 팀플레이를 통한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내 동료들처럼 나 또한 완벽주의자”라며 “다음에 나오는 모델이 더 나을 것임을 믿기 때문에 항상 다음 도전을 기대한다”는 하비브 총괄의 말이 디자이너들의 생각을 대변하죠.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기심”이라는 하비브 총괄의 말이나 “디자인은 공동 작업”이라는 맥거번 랜드로버 총괄의 말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면 경쟁자의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요. “당황스럽다”는 말발 시트로앵 총괄의 반응에서 보듯 다들 조심스러워했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아우디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맥거번 총괄은 “아우디의 비주얼이 훌륭하다”고 치켜세웠고 칼럼 총괄은 “아우디와 포르쉐, 기아차의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기아차 얘기가 나온 김에 한국차나 현대·기아차 디자인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했더니 의외로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맥거번 총괄은 “한국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고 하비브 총괄은 “현대차를 비롯한 다른 브랜드의 디자인을 보고 감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전했습니다.

미래 디자인의 방향은

한계를 극복하고 좀 더 발전하고 싶은 게 이들의 한결같은 소망이었습니다. 말발 시트로앵 총괄은 “푸조시트로앵은 너무 유럽에만 치중했다”며 “전 세계에서 팔릴 수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최고에 대한 갈증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필수 항목이죠. 반댄애커 르노 부회장은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차를 만들고 싶다”고 했고 하비브 BMW 총괄은 “2016년에 나올 6세대 7시리즈가 최고의 차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미래 자동차 디자인은 어떻게 바뀔까요. 말발 시트로앵 총괄은 “예나 지금이나 디자인의 키워드는 ‘feel good’”이라며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은 좀더 직관적이고 단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비브 BMW 총괄은 “내적 가치를 디자인으로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게 디자이너의 사명”이라며 “공학적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을 정도로 정밀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했습니다.

‘카앤조이-자동차 구루와의 만남’ 디자이너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파리=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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