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들고 영화속으로! 판 키우는 신생 배급사들

입력 2014-11-05 20:36   수정 2014-11-06 04:31

인사이드 스토리 - 충무로 배급시장 지각변동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다우기술·'제보자' 메가박스·'레드카펫' 프레인…
CJ·롯데 등 '빅4' 배급사에 도전…영화시장 호황 자금유입 급증
올 100억대 작품만 10여편…제작비 4000억 넘을 듯



[ 유재혁 기자 ]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지난달 8일 개봉한 뒤 이달 4일까지 누적관객 208만명을 모았다. 약 한 달간 티켓 매출은 162억원. 세금과 영화발전기금(20억원), 극장 몫(71억원), 배급수수료(7억원), 총제작비(41억원)를 뺀 순수익은 2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과 주문형비디오(VOD) 판매 등 부가판권 수익까지 합치면 3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작품은 정보통신업체 다우기술의 영상콘텐츠사업본부인 씨네그루(주)다우기술이 처음 투자배급한 한국영화다. 다우기술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외에 소규모 외화들과 한국영화 ‘살인의뢰’(내년 1월 개봉 예정)에 메인투자했다. 메인투자는 배급사가 총제작비의 30~40%를, 창업투자회사들이 나머지를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영화 시장에 신생 투자배급사들이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씨네그루(주)다우기술 외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리틀빅픽쳐스(명필름 등 10개 영화제작사 공동 배급사), 홍보대행사 프레인 등이 최근 한국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시작했다. 이수그룹이 만든 이수C&E는 올 들어 외화 ‘컬러풀웨딩즈’ ‘파워레인저’ ‘도라에몽’ 등을 배급했다.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와 레저업체 대명콘도 등도 영화 배급 사업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화 투자배급이 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 국내 영화 시장의 93.6%(2013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CJ E&M, 롯데, 쇼박스, 뉴 등 기존 ‘빅4’ 국내 배급사들은 새 배급사들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됐다.

메가박스의 사업부문인 메가박스(주)플러스엠도 첫 투자배급작 ‘제보자’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사례다. 총제작비 53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175만명을 모아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이정세 메가박스 부장은 “부가판권 수익을 포함해 5%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규모 외화를 배급하던 프레인의 첫 한국영화 배급 대행작인 ‘레드카펫’은 지난달 23일 개봉해 29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38억원의 제작비를 대부분 날리게 됐다. 리틀빅픽쳐스는 창립작 ‘카트’를 오는 13일부터 배급한다.

새 투자배급사들이 제자리를 잡는 2~3년 뒤에는 한국 상업영화 수가 현재 연간 70편보다 20편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영화 한 편당 평균 제작비를 50억원으로 잡고 새 투자배급사들이 연간 한국영화 4~5편씩 투자배급한다면 연간 500억~1000억원이 시장에 새로 유입될 것”이라며 “배급사들이 이듬해 나올 영화에도 미리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 유입금액이 1000억~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급사들이 급증하는 이유는 영화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 지난해 총 관객 수가 전년보다 9% 증가한 2억1332만명, 매출은 6% 늘어난 1조8839억원에 달했고 상업영화 평균 수익률은 13%로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00억원 규모의 영화가 10편 이상 쏟아진 올해에도 한국영화 총 제작투자비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나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3년 뒤에는 최소 5000억원 이상 될 것이란 얘기다.

제작사들은 자금 투자처가 많아져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업영화가 연간 20여편이 추가된다면 다시 레드오션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급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업영화의 적정 규모가 연간 60~70편이란 점을 배급사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100편 가까이 나왔던 2006년처럼 마구잡이로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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