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골프장 달빛 걷기', 달빛 아래 깊어가는 가을…한 걸음 '힐링' 두 걸음 '사랑'

입력 2014-11-10 07:01  

[ 최병일 기자 ]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중문골프장에 노을이 지면 손을 맞잡은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모인다. 매주 금요일 한국관광공사 제주협력지사가 운영하는 ‘중문골프장 달빛 걷기’(jungmunresort.com)에 참가한 이들이다.

영업 시간이 끝난 골프장은 의외로 고즈넉하다. 골프장 안에서도 가장 조경이 뛰어나다는 해안코스인 10번 홀에선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몸을 날려버릴 것처럼 불던 전날의 바람도 잠이 들었고, 부드러운 바람이 살며시 얼굴을 간질이고 사라진다. 어떤 이는 신발을 벗고 잔디의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길을 음미하며 해안로를 따라 걸었다.

그렇게 3㎞ 정도를 걸으면 중문골프장이 자랑하는 해안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15번 홀에 도착한다. 노을이 물들어가는 바닷가 위로 주상절리가 펼쳐지고 절개된 부분마다 햇살이 켜켜이 채워졌다. 어느새 산방산으로 해가 기울었다. 이제 주최 측이 준비한 풍등을 날릴 때가 왔다. 내내 손을 잡고 따스한 눈빛을 교환하며 걸어온 젊은 커플은 ‘내년에 결혼하자’는 약속을 담아 풍등을 띄워 보냈다. 바람을 타고 풍등은 높이 하늘로 올라서다 마침내 바다로 난 길을 따라 멀리 여행을 시작했다. 어떤 이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고, 실직한 가장은 취직을 염원하며 조심스럽게 풍등을 띄웠다.

풍등 날리기가 끝나면 바닷가 아래에서 시를 낭송하는 시간이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시를 원하는 이는 누구나 나와서 낭송한다. 성우처럼 멋진 목소리가 아니어도 충분히 낭만적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시에 대한 사랑을 담아 차분하게 시를 읽어 나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마치 소년, 소녀처럼 홍조가 깃들어 있다.


골프장 한구석에는 하트 모양의 양초로 만든 포토 존이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아이들은 퍼팅놀이를 한다. 가을밤과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가진 통기타 가수의 달빛 음악공연도 낭만적이다. 달빛걷기 기념 스카프와 중문관광단지 관광시설 이용할인권까지 주니 그야말로 1석2조다. 달빛에 흠뻑 취해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오후 8시. 달빛은 그윽하게 대지를 비춘다. 지난해 5월 시작해 지금까지 28차례 진행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은 1400여명이며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참가비는 무료.

박병남 한국관광공사 제주협력지사장은 “국내 최초로 골프장을 활용한 관광프로그램인 중문골프장 달빛걷기는 공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이기에 가능하다”며 “관광객은 물론 제주도민들도 많이 와서 힐링과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688-5404

서귀포=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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