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고준희

입력 2014-11-11 11:17  


[박윤진 기자/ 사진 장문선 기자] 큰 키에 걸치는 모든 것이 유행이 되며 트레이드마크인 단발머리에 열광하는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그가 전문 패션모델인 듯 프로페셔널함 마저 느껴진다. 어떤 패션 행사장에서든지 고준희는 아이콘이었고, 존재감은 톱모델 수준으로 각인된다. 어느 순간부터 대한민국 여성들은 고준희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믿고 신뢰했다. 하지만 고준희는 고민이 크다.

“큰 키가 콤플렉스다”

한 숨을 부르는 고준희의 하소연은 금세 공감을 일으켰다. 방송에서 “내 대표작은 단발머리”라며 쓴 웃음 삼키고 내 뱉은 말의 정황이야 어찌됐든 유명세에 어울리는 대표작이 없다는 건 분명 아이러니한 일이니까.

고준희라는 여배우에게 ‘시크’네 ‘패셔니스타’네 하는 수식어가 더 많이 따라다니는 것이 그의 연기적 방향성을 집어삼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의욕적으로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여유를 부리며 미래를 내다보는 것에서 모종의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은수처럼 살아줘

영화 ‘레드카펫’(감독 박범수)은 19금 영화계 ‘어벤저스 군단’과 이들을 만난 여주인공이 함께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에피소드를 다룬 에로맨틱 코미디다. 영화에서 고준희는 아역배우로 전성기 시절을 보냈지만 성인이 돼 대중에게 잊혀버린 은수 역을 맞아 윤계상과 호흡을 맞췄다.

“‘레드카펫’이라는 팀이 꾸려진 다음, 영화 ‘결혼전야’를 촬영하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밝은 이미지가 나와 어울리는 부분이 있어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또 작년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을 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정말 하고 싶었다”

이제 갓 서른이 된 고준희는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그리 많은 확신을 얻지 못했다. 늘 화려한 수식을 달고 살지만 배우로서 정작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 부분에서 은수가 아역배우로 전성기 시절을 보내고 이후 성인이 돼 고군분투하며 톱클래스의 자리를 되찾는다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장르물 ‘추적자’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방송국 기자 서지원으로 분했던 그가 복수극 ‘야왕’에서 정의롭고 밝은 인물인 석수정을 맡았을 때 ‘예쁘장한 여배우’가 고만한 이미지에 어울리는 작품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신선함이 있었고, 에로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 ‘레드카펫’에 선뜻 출연을 결정한 것에 대해 그는 깨나 자유분방한 사람일 거란 생각이었다.

혹여 야한 영화에 출연하는 거 아닌가에 대한 주변의 걱정에 주저될 법도 했으련만 고준희는 “감독님 전작이 에로물이라 해서 의심을 했던 부분은 전혀 없다. 작품 선택할 때 물어보고 하는 편은 아니다. 연기는 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맞다 생각한다. 오히려 신선하고 재밌게 다가오더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렇다고 이 쿨한 여배우가 모든 면에서 거침이 없던 건 아니다. “사랑에 대한 용기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고 고백한 그는 “은수는 안 그렇지 않나. 용기가 큰 친구였다. 나도 과거엔 그랬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 혼자 잘나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고려할 부분도 많고 진짜 결혼할 사람이 아니라면 공개연애는 별로다. 부모님이 상처받을 수도 있고 그럴 만큼 용기 있게 사랑할 자신도 없다”는 자기 생각을 털어놨다.


패션으로 사로잡고, 연기로 보여줘라

“함께 연기한 윤계상 오빠, 황찬성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연으로 영화에 까메오 출연해 준 진운이까지 가수에서 배우가 된, 출신 성분이 다른 사람들이다. 멋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내 입장에서 연기를 하다 가수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 아닌가. 그들은 분명 더 많은 것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친한 지인으로 꼽는 윤은혜 언니가 개인적으로 부럽더라”

어느 쪽이 됐든 고준희가 연예계에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존재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그가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매력을 겸손하게 낮추는데서 예상치 못했던 진정성이 느껴졌다.

“지금도 키가 큰 게 콤플렉스다. 의상 선택의 폭이 좁다보니 트렌드라 불리는 스타일에 많은 도전을 못 한다. 연기를 할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액션을 하고 싶은데 이게 단점이 되더라. 손과 발을 뻗으면 돌아오는 시간이 조금 길다는 얘길 들은 적 있다.(웃음) 또 힐을 신었을 때 내가 남자배우보다 더 클 수 있으니까 작품 선택의 한계로 이어지더라”

초초하기도 하겠지만, 여러 어려운 상황들이 그를 더욱 분발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했을 터. 고착된 패셔니스타 이미지란 것도 그렇다. 고준희는 “배우로서의 이미지, 연기에 대한 욕심 때문에 한때는 패션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이 좋지 않게 들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깨달은 건 내건방진 생각이었다는 거다. 대중들이 내게 원하는 것, 보고픈 전부였을지 모르는데 그걸 안 하겠다고 버텼다니, 욕심이었던 거다. 변신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르고 하는 거지 정작 내 것도 없으면서 다른 것들에 욕심을 부리는 건 배부른 소리인거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신중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낙천적으로 성격이 변했다. 꿈이 많다보니 조바심만 컸던 거다. 이제 좀 즐기면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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