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3억 '쇼핑에 미친 날'…한국 직구族도 바빴다

입력 2014-11-11 20:38   수정 2014-11-12 04:20

인사이드 스토리 - 11일 반값 판매 '광군제'

알리바바, 하루에 9조원 매출…美 블랙프라이데이의 2배 달해
전세계 온라인 쇼핑객 몰려…한국, 주문 순위 10위 올라
국내 온라인몰도 중국인 '특수'



[ 유승호 / 이현동 기자 ] 11일 0시 중국 항저우시에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본사 강당. 전면에 걸린 대형 전광판의 숫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2분 만에 전광판에 10억위안(약 1780억원)이 찍혔다. 타오바오, 티몰 등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거래금액을 나타내는 수치였다. 알리바바가 대부분의 품목을 50% 이상 싸게 판매하는 ‘광군제(光棍節)’ 행사를 0시를 기해 시작하자 소비자가 몰려든 것이다.


한국에서 ‘빼빼로 데이’인 11월11일은 중국에서는 ‘광군제’, 즉 독신자의 날이다. ‘광군’은 중국어로 독신남이나 애인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1’이 4개 들어간 날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난징의 대학생들이 애인이 없는 사람에게 이성 친구를 소개해주거나 선물을 하면서 기념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광군제가 쇼핑 대목이 된 것은 알리바바가 2009년 11월11일 파격적인 할인 판매를 하면서부터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광군제 거래액은 360억위안(약 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8.5% 증가했다. 올 광군제에는 오후 3시에 이미 지난해 거래액을 넘어섰다. 이날 거래금액은 500억위안(약 8조9000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월 평균 매출(3조8000억원)의 2.3배에 해당하는 거래가 단 하루 만에 온라인에서 일어난 것이다.

광군제는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주 금요일)와 사이버먼데이(블랙프라이데이 다음주 월요일)를 능가하는 행사가 됐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온라인 거래금액은 29억달러로 광군제의 절반 수준이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에 의류, 화장품, 신발, 액세서리, 가전제품 등을 평소의 반값에 판매한다.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한 초특가 상품도 내놓는다. 이날 알리익스프레스는 한 시간을 정해 남성 후드티셔츠를 0.11달러(약 120원)에, 손목시계를 0.17달러(약 185원)에 판매했다.

해외 온라인몰에서 물건을 사는 ‘직구족(直購族)’도 바쁘게 움직였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를 맞아 처음으로 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할인 행사를 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이외에 국가별 주문 건수를 집계한 결과 한국이 10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날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칸켄 백팩을 55%, 폴로 셔츠를 15~50% 할인 판매했다. 타오바오몰에서는 국내 판매가격이 20만원대인 ‘닥터드레 솔로hd 헤드폰’을 12만4500원, 국내에서 8만원이 넘는 ‘컨버스 하이컷 가죽 운동화’를 5만1500원에 팔았다. 해외 배송 대행 업체인 몰테일의 유성호 홍보팀장은 “올 들어 국내 소비자의 중국 온라인몰 직구가 작년보다 두 배 늘었다”며 “구입 품목도 의류, 주방용품, 차, 완구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도 광군제 특수를 누렸다. 쇼핑 대목을 맞은 중국인들이 국내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해 한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한 덕분이다. 이른바 ‘역(逆)직구’다.

국내 최대 중국인 대상 역직구 사이트인 판다코리아는 이날 방문자 수가 평소의 다섯 배에 달했다. G마켓 중국어 사이트는 중국 홍콩 등 중화권 방문자 수가 지난해의 두 배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화장품, 가전제품 등의 관세가 인하되면 중국인의 한국산 제품 역직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알리바바 산하 티몰 글로벌 사이트에서 오휘, 후, 숨, 빌리프 등 6개 브랜드의 화장품 500여종을 50% 할인 판매했다. 이종식 판다코리아 대표는 “11월11일은 13억 중국인이 쇼핑에 미치는 날”이라며 “중국인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료 배송과 50% 쿠폰 지급 이벤트를 열었다”고 말했다.

유승호/이현동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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