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장병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

입력 2014-11-16 22:23   수정 2014-11-17 04:20

터무니없는 사건사고 이어지는 군대
인성·전문성 갖춘 병영으로 거듭나길

정병국 < 새누리당 의원 withbg@naver.com >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를 꼽자면 35년 전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것이다. 나를 좇아 해병대를 전역한 아들 역시 마찬가지라 한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병영 사고와 군 인권 문제들은 군 기피를 넘어 ‘혐오’에까지 이르게 한다. 군대가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군대를 걱정하기까지 이른 지금의 현실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21세기의 장병들을 20세기의 병영 환경에 가두고, 19세기의 병영 문화를 강요하는 우리 군의 병폐와 악순환에 있다.

지난주 필자는 ‘국회 군 인권 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병영 문화에 대한 근본적 개혁과 병영 환경 개선, 그리고 신세대 장병을 이끌 수 있는 군 리더십의 변화를 위해 정부 전 부처를 아우르는 국회 초유의 특위다. 이 특위를 통해 우리 장병들에게 주고 싶은 네 가지 선물이 있다.

첫째, 자부심이다. 우리 장병들이 마지못해 끌려온 군대가 아닌, 젊은 날의 시간을 국가수호를 위해 헌신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그에 걸맞은 사회적 대우를 주고 싶다. 둘째, 올바른 인성 함양의 기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서로 다른 젊은이가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존중과 배려를 통해 나보다 우리를 위하는 올바른 인성과 사회성을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셋째, 독서하는 습관이다. 현재 해병대에서는 ‘리딩 1250’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수년 전 장관 시절부터 추진해온 병영 독서운동이 한 달에 두 권, 전역할 때까지 50권의 책을 읽자는 운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책 읽는 병사는 자기계발의 지성과 자기성찰의 인성을 갖추게 된다.

넷째, 전문성이다. 군대는 다양한 병과를 통해 사회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탈피오트(talpiot)’와 같이 군대에서의 전문성 있는 교육이 직업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오랜 기간 만들어진 병영문화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군대 개혁이야말로 국가 개조를 위한 핵심 과업이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의 동력에는 군의 헌신과 군을 통해 체득한 장병들의 건전한 정신이 사회 속에서 발현된 선순환이 있었다.

군의 경쟁력이 바로 국가의 경쟁력이었다. 그렇기에 장병들을 위한 이 네 가지 선물은 군대를 넘어 ‘대한민국 제2의 도약’을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

정병국 < 새누리당 의원 withbg@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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