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클라우드 산업 발전 지금이 골든타임…국회, 법 통과 서둘러야"

입력 2014-11-19 07:01  

기고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들에서 정보시스템 운영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때는 입학원서 접수와 수강신청 시기다. 많은 접속으로 인해 평상시보다 많은 컴퓨터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이때를 위해 컴퓨터 자원을 확보, 운영하는 것은 평상시에는 유휴 자원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때 필요한 컴퓨터 자원을 외부로부터 빌려 운영하거나 수강신청 시스템을 전문 기업에 위탁해 수행한다. 이는 유연한 컴퓨터 자원 활용과 시스템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은 우리 주위에서 수시로 일어난다.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 데이터 처리 용량을 늘렸으나 접속 폭주로 잠시 서비스 중단 사태를 초래했다. 아마 회사 종사자들은 식은땀을 흘렸을 것이다. 사용자 증가에 따라 컴퓨터 자원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화두인 클라우드 컴퓨팅의 간단한 사례들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우리 가까이에 있고 여러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또한 정보시스템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서비스 채택과 컴퓨팅 자원의 공유’로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정보시스템 운영에 따른 많은 데이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여기서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과 언론에 회자되는 개인정보, 정보 유출 등과 같은 정보 보안 관점을 들어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 서비스 품질 문제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일임해 시장에 그 판단을 맡길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에 저장된 정보는 안전한가?

언제인가부터 많은 가정에서 중요한 물건과 패물 등을 장롱 속에 깊숙이 보관하는 대신 은행의 대여금고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소중한 물건이 자신의 집을 떠나 은행이 제공하는 대여금고에 보관하는 것이 집에 금고를 사거나 장롱 깊숙이 숨겨 놓는 것보다 여러 면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왜 은행이 보다 안전한가를 생각하면 정보 시스템의 정보를 외부에 저장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성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변화하고 있다. 먼저 준비해 변화를 맞이하는 조직은 발전을 이뤘고 수동적이나마 변화를 좇는 조직은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지만 변화를 무시한 조직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정보산업은 기업의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수한 정보기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이 구글 아마존에 이어 이 시장에 뛰어드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3년여의 준비 끝에 작년 10월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다른 이슈에 밀려 클라우드 발전 법안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IT산업은 발전 속도가 빨라 조금만 머뭇거려도 바로 뒤처지고 만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클라우드 발전 법안이 통과돼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활성화의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

클라우드 발전 법안은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각종 지원, 공공·민간 부문 활성화를 위한 기존 제도 개선, 이용자 보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클라우드 발전 법안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의 꽃인 퍼블릭 클라우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품질 제고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 채택해 민간에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그 때를 놓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클라우드 발전 법안 제정이 바로 그렇다. 변화하는 IT 환경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클라우드 발전 법안 제정은 바로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고 본다.

이윤준 < KAIST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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