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서리 의미의 '상고대'는 순수 우리말 입니다

입력 2014-11-20 14:00   수정 2014-11-20 15:56

한 달여 전 2014년 10월 14일, 국내 언론들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사무소의 발표를 인용해 일제히 이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국립공원 설악산 기온이 이날 새벽 한 때 영하로 떨어지며 대청봉과 중청봉 일대 나무에서 올 가을 들어 처음 상고대 현상이 나타났다. 대청봉 기온은 오전 6시께 영하 1도를 기록한 데 이어 오전 10시께는 0도, 풍속은 초속 1.8m를 기록했다.” 관련한 기사엔 아래의 이미지가 붙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전송된 한 뉴스통신사의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잠시’ 혼란스런 상황이 조성됐습니다. 한 어쭙잖은 댓글러가 “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기사에 나오는 ‘상고대’란 단어는 일본말에서 나온 것인데 어떻게 언론이 쓸 수 있냐”고 비판을 가한 것입니다.

그 댓글은 순식간에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수많은 네티즌의 지지를 받으면서 ‘베스트’ 위치에 떡하니 올랐다고요. 때문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고대가 (어마어마한 오해 속에) 어쩌면 ‘퇴출’해야 할 낱말로 까지 치닫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관련 댓글은 (인터넷 검색의 수고도 아끼는) 황당한 네티즌의 거짓부렁이라는 게 금세 드러났지요. 이 주장에 의문을 느낀 다른 네티즌이 인터넷 검색을 한 뒤 덧글을 통해 “순수 우리말인 상고대를 이처럼 매도하는 저의가 대체 무엇이냐”고 엄중하게 꾸짖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는 인터넷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해프닝으로 여겨집니다. 그로부터 5주 정도가 지난 오늘 11월 20일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에 ‘상고대의 의미’가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네티즌의 검색이 많은 모양인데요.

이 때문에 각종 인터넷 기반의 언론이 제목에 상고대의 의미를 충실히 반영해 관련기사를 비온 뒤 솟는 죽순 마냥 생성중입니다. 심지어 어떤 기사는 지난달 설악산 상고대 관측 기사를 재탕하는 경우도 등장한 실정입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상고대는 순 우리말입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명사 ‘상고대’는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라고 풀이합니다. 좀 더 길게 설명한다면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미세한 물방울이 나무 등에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을 피운 것 같은 현상”을 일컫습니다.

어원은 ‘산고?’에서 비롯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고대는 다른 말로 ‘나무서리’ 또는 한자인 ‘樹霜’ [수상] 樹氷 [수빙]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상고대는 특이하게 발생하는 자연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졌을 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곳저곳 아무데서나 관측되지도 않습니다. 주로 늦가을 또는 초겨울 해발 1000m가 넘는 설악산이나 덕유산에서 가끔 관측 보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과학계에 따르면 물은 보통 기온이 섭씨 0도 아래 [영하]로 떨어지면 얼음으로 변합니다. 사정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액체 상태로 그대로 남는 미세 물방울 [안개나 구름]이 있습니다. 이를 이른바 ‘과냉각상태의 물방울’이라고 하는데요.

이 게 0도이하의 온도를 지닌 주변 나무의 탁월풍 [특정한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 가장 우세하게 나타나는 바람]이 부는 쪽으로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생성됩니다. 해가 뜨면 금방 사라집니다. 상고대는 나무 위에서 주로 발견하지만 이와 비슷한 서리의 경우 땅 위에 내려앉는 게 보통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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