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도 식품처럼…특정성분 넣지 않은 '무첨가' 열풍

생활용품 업계에 때아닌 무첨가 제품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화학물질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계속되면서 식품뿐만 아니라 샴푸, 치약,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에서도 특정성분을 넣지 않은 무첨가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주목을 끌고 있다.

무첨가 생활용품에서 가장 발빠른 카테고리는 샴푸다. 2일 소비자 조사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샴푸시장의 경우 지난 9월 내추럴샴푸 시장점유율은 전체 샴푸시장에서 5%를 기록중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약 4%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특정제품의 인기를 넘어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내추럴 샴푸는 석유추출물로 이뤄진 실리콘 성분을 넣지 않아 시장에서 '무실리콘' 샴푸로 불린다. 현재 애경의 케라시스 네이처링,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오가니스트, 아모레퍼시픽의 해피바스 퓨어네이처 등 주요 생활용품기업 3사가 모두 경쟁에 가담한 상태다.

또 최근에는 대형할인점에서 샴푸, 린스 판매대에 무실리콘 상품을 한방상품처럼 새로운 카테고리인 '내추럴' 상품으로 분류해 판매하면서 경쟁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케라시스 네이처링은 건강한 머릿결의 근원인 두피모공을 막는 실리콘 성분은 물론 방부제인 파라벤과 이소치아졸리논을 첨가하지 않아 보다 근본적인 두피관리가 가능한 내추럴 샴푸의 대명사"라고 말했다.

성분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치약은 소비자의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학 항균성분 대신 천연 항균성분을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애경이 출시한 진지발리스 프로젝트 2080 K 치약은 최근 논란이 일었던 파라벤과 트리클로산 성분을 넣지 않고 천연항균 성분인 징코빌로바(Ginkgo biloba) 추출물을 활용해 잇몸질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준다. 이 제품은 기능성,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며 소비자의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먹거리와 직접 연결되는 주방세제는 이전부터 다양한 무첨가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주방세제의 주요 기능인 항균력 조차 합성항균제 성분을 배제하고 천연유래 성분으로 구현하는 등 안심설거지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겨냥한 차별화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애경의 순샘걱정제로는 주방세제 최초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항균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합성 항균제 없이 항균기능을 구현한 주방세제이다. 제품의 천연항균제로 사용한 겨자씨오일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천연 항균시스템을 통해 화학적 합성공정 없이 만들어진 성분으로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3대 원인균인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대장균에 대한 항균기능을 공식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제품에 들어간 특정성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특정성분을 뺐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제품이 많아진 것이 생활용품업계의 가장 큰 변화"라며 "생활용품도 식품처럼 소비자들이 제품의 안전성을 습관적으로 확인하기 시작한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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