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고군분투' 상사株…미생에서 완생될까

입력 2014-12-08 14:52   수정 2014-12-08 15:01

[ 권민경 기자 ]

드라마 '미생' 속 마초 상사 마부장이 이끄는 자원팀(자원본부)은 원인터내셔널의 핵심 부서다. 회사 실세인 최전무도, 츤데레(겉으론 퉁명스럽지만 속으로는 애정있다는 뜻의 일본식 신조어) 캐릭터인 오차장도 모두 자원팀을 거쳐간 인물. 신입 사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가진 안영이가 배치된 곳이기도 하다.

미생의 무대를 원인터가 아닌 현실 속 종합상사로 옮겨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최근 종합상사들은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자원 사업에서 벗어나 물류, 렌터카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침체에 빠진 종합상사가 신사업을 통해 성장 기회를 다시 잡을 것이라며 미생에서 완생으로 나아갈 지 주목하고 있다.

LG상사, 범한판토스 인수 시 '물류 시너지' 기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30% 넘게 하락했던 LG상사 주가는 지난 달 6일 물류업체 범한판토스 인수 검토 공시 이후 49% 급등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3857억원 불어났다.

LG상사는 석탄·석유 약세 지속과 구리 약세 전환 등 E&P(자원 개발) 시황 악화 탓에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E&P 사업 부진으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LG상사가 범한판토스 인수를 통해 자원에서 물류로 성장 축이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적 변동성이 높은 자원 개발에서 안정성이 높은 기존 트레이딩(무역중개)부문과 마진·성장성이 높은 물류로 사업 중심이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다.

1997년 설립된 범한판토스는 해운과 항공운송, 창고보관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LG그룹 매출 비중이 69%에 달한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 사업 진출은 부진한 E&P(자원 개발) 사업을 보완할 새로운 성장 기회"라며 "범한판토스 인수 시 기존 물류 비용 내재화, LG그룹의 물량 확대 가능성, 물류 사업을 통한 이익 변동성 축소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채호 동부증권 연구원도 "국내 1위 물류업체인 범한판토스는 세계에서도 니치마켓(틈새시장) 선두로 손꼽힌다"며 "특히 글로벌 물류산업은 기업들의 아웃소싱 증가와 전자상거래로 촉진된 물류기업들의 인프라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는 LG그룹 물동량을 넘어 원재료(LG상사)-완제품(판토스)으로 제품 확대가 가능하다"며 "글로벌 고객사, 인프라 공유를 통한 시너지가 가능하기에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SK네트웍스는 LG상사보다 한발 먼저 신사업에 눈을 돌렸다. 기존 휴대폰 유통과 주유소 외에 렌터카와 패션으로 사업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 초 렌터카 사업을 핵심 성장 사업부로 선정하고 차량 보유 대수를 지난해 2만2000대에서 3만대까지 늘렸다. 최근에는 렌터카 사업 확대를 위해 1위 사업자인 KT렌탈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내년 1월 우선협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올해 43만2000대에서 내년 50만대, 2016년 57만5000대로 연평균 15.7% 성장할 전망"이라며 "자금 조달 능력과 규모의 경제를 보유한 상위 회사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SK네트웍스는 주유소, 경정비 사업을 바탕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렌터카 자동차세 인상이 입법예고됐지만 SK네트웍스는 점유율 상승을 통해 세금 인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주가는 신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로 올 들어 이날까지 19.18% 뛰었다.

◆ SK네트웍스, 렌터카 핵심 사업…KT렌탈 인수전 참여

대우인터내셔널현대상사의 경우 여전히 자원 개발 쪽에서 이익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신규 탐사와 미개척 시장 공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각각 미얀마 가스전과 예멘LNG 광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 회사는 올해와 내년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미얀마 가스전은 내년부터 정상 생산이 지속됨에 따라 관련 수익이 연간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에는 기존의 미얀마 A-1, A-3 광구에서의 추가 탐사와 더불어 심해 AD-7 광구에서의 탐사가 예정돼 있는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국내 동해 6-1S 광구의 탐사 역시 내년 예정돼 있어 신규 광구의 탐사 성공 시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와 함께 부동산 개발투자와 호텔운영 등을 신규 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내년 1월 사옥을 인천 송도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호텔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현대상사는 예멘 LNG광구에 대한 자원개발자금 상각이 완료돼 4분기부터 배당금이 손익에 반영될 전망. 내년부터는 연간 637억원 규모 이익이 반영돼 수익 구조의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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