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1.5 심장 얹은 벤츠 A180, 골프가 지겹다는 젊은층 유혹

입력 2014-12-15 10:51  



[ 김정훈 기자 ] 고급차 대명사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배기량 1500cc 엔진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상징한다. 환경규제 강화와 다운사이징 엔진 도입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벤츠뿐 아니라 프리미엄을 추구하던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연료통을 줄여 배기가스 감소와 고효율 연비로 승부하고 있다.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주말 시승한 벤츠 A클래스의 엔트리 모델 '더뉴 A180 CDI'는 이런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디젤 소형차다. 1년 전 국내 처음 소개된 1.8ℓ A200은 1.5ℓ 엔진을 적용한 A180로 가지치기 했다. 서울 도심과 경기 고양시 일대 200㎞를 달려봤다.

A180은 벤츠 라인업 중 실속형 모델이다. 가격은 3790만 원부터 고를 수 있다. 국내 시판되는 벤츠 차량 중 가격대가 가장 낮다. 그동안 '중장년 브랜드'로 인식되던 꼬리표를 떼고 젊은 감각으로 달라지고 있는 벤츠의 변화다.

벤츠는 엔진 사이즈를 줄이는 대신 연비를 개선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복합 연비는 19.5㎞/ℓ(도심 17.1㎞/ℓ, 고속 22.7㎞/ℓ),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9g/㎞다. 최대 109마력과 26.5㎏·m 토크 힘을 내는 4기통 디젤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만났다.

136마력짜리 1.8 디젤 모델과 비교해 성능이 떨어진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시원하게 달리는 힘은 부족하다. 디젤 엔진소리도 일시적으로 커진다. 차체가 작은 만큼 노면 상태에 따라 잔진동이 느껴진다.

A180은 작지만 운전 기능은 다양하다. 운전대 왼쪽 아래에 속도 제한장치가 달려 있어 시속 50㎞로 주행속도를 설정하면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운전 중 앞선 차량에 바짝 접근했더니 경보음을 내며 계기판에 붉은색 추돌방지 표시가 떴다.

운전대 뒤 패들시프트는 자동에서 수동으로 기어 변속 조작이 쉽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놓고 탄 뒤 운전하다가 잠시 멈춘 후 다시 시동을 켜고 운전하면 에코 모드로 전환된다. 연료 소모를 차가 스스로 제어한다.

일부 수입차 업계에서 문제로 지적된 내비게이션은 한국형 지니 맵(지도)이 장착돼 다루기가 쉽다. 엉뚱한 곳으로 길을 안내하지도 않았다.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에는 주행거리 100㎞에 평균 6.9ℓ 연료를 소모했다고 나타났다. 연료 소모량을 연비 표기로 환산하면 ℓ당 14.5㎞를 달린 셈이다.

수입 소형 해치백 시장은 폭스바겐 골프가 독주하고 있다. 3000만 원대 A180은 골프가 식상하다고 느낀 젊은이들에게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예쁘고도 세련된 외모는 여성 운전자에게도 호감을 줄 것 같다.

벤츠는 그동안 BMW나 아우디 같은 경쟁 메이커보다 젊은 층 공략이 상대적으로 늦었다. 세계 시장에서 럭셔리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A180을 타보면 BMW를 잡기 위한 벤츠의 도전을 읽을 수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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