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돕고 손잡고…복지 사각지대 보듬는 '희망 전도사'

입력 2014-12-23 07:10  

이웃과 함께하는 기업

전경련 회원사 600곳 조사
사회공헌 지출 비중 3.76%, 불경기에도 꾸준하게 늘어

삼성그룹 '드림클래스' 매뉴얼
방과후 학습 운영 기업들, 시행착오 줄일 수 있게 도와

포스코 '카페오아시아' 사업
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 제공



[ 주용석 기자 ]
‘확산, 자립, 협업, 대중.’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꼽은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트렌드다. ‘확산’은 사회공헌의 결과물을 혼자 끌어안지 않고 남들과 적극 공유하려는 움직임이다. 폐쇄보다 개방과 공유가 중시되는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삼성그룹의 ‘드림클래스’ 매뉴얼 발간이 대표 사례다. 삼성은 지난해 방과후 학습 지원 프로그램 드림클래스의 매뉴얼을 펴냈다. 다른 기업이나 기관이 방과후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삼성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담았다. 현재 이 매뉴얼은 사회공헌을 처음 시작하려는 중소기업이나 교육기관에서 요긴하게 쓰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1년부터 매년 ‘주택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연다. 현대제철의 ‘희망의 집수리’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에너지 빈곤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

사회공헌을 외부와 공유하려는 움직임은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LG그룹은 2010년부터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통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이중 언어 재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 사회에 알렸다. 색안경을 벗고 보면 다문화 2세들은 ‘우리 안의 이방인’이 아니라 ‘글로벌 인재’로 커나갈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정부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1년 내놓은 ‘고속도로 좌석 안전띠 실태 현황’ 보고서는 자동차 뒷좌석에도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의 기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안전띠 착용 여부에 따라 사망률이 3.2배 차이난다는 조사 결과가 정치권에 충격을 줬다.

‘자립’도 사회공헌의 새로운 대세다.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려는 흐름이다. SK그룹의 ‘행복 도시락’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사례다. 행복 도시락은 2006년 SK가 끼니를 거르는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도시락을 주기 위해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단순히 도시락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소득층을 조리원과 배달원으로 채용해 이들의 자활까지 돕는 게 특징이다.

사옥에 카페를 개설해 결혼 이주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포스코의 ‘카페오아시아’ 사업도 마찬가지다. 카페오아시아는 포스코가 만든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일정 기간 교육받은 후 바리스타로 일한다. 교보생명은 실직 여성 가장을 간병 전문인력으로 활용하는 ‘다솜이 간병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GS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들은 사회적 기업이나 농어촌을 위한 별도 방송시간을 편성한다.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에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 학계,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전문조직 간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각 분야 전문 교수진과 예술 치료사, 지역복지기관, 학교와 함께 아이들에게 예술 치료를 제공하는 ‘마음톡톡’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LG전자는 LG상남도서관과 손잡고 시각장애인들이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시각장애인 전용 휴대폰을 만들고 LG상남도서관은 음성 도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중공업은 거제도 남부면 다대마을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희망누리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제일기획, 제일모직 등 삼성 계열사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이슈를 사회적으로 환기하거나 문화예술 투자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대중 밀착형’ 사업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어린이 대상 교통안전 캠페인을, 아모레퍼시픽은 유방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핑크리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06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넓은 ‘울산대공원’을 조성해 울산시에 기부했다.

전경련이 회원사 600곳(매출 상위 500대 기업 포함)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234곳의 지난해 사회공헌 지출액은 2조8114억원으로 전년보다 13.6% 줄었다. 응답 기업의 지난해 세전이익이 전년 대비 22% 감소한 탓이다. 하지만 세전이익에서 사회공헌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37%에서 지난해 3.76%로 높아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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