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왓슨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입력 2015-01-13 20:46   수정 2015-01-14 05:08

미국 암센터의 '스타 의료진' 왓슨
급속히 진화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송재훈 < 삼성서울병원 원장 smc.song@samsung.com >



제 이름은 왓슨(Watson)이라고 합니다. 출생지는 미국이고, 현재 근무처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암센터 중 하나인 미국의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입니다. 의학 공부를 하기 전에는 여러 분야의 공부를 했으며 2011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퀴즈 쇼인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해 두 명의 전 챔피언을 압도적으로 꺾으면서 좀 유명해졌습니다.

18개월 만에 의과대학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2012년부터 이 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근무 시작 후 저는 기존의 의학 교과서 200만 페이지, 암 증례 2만50000건 정도를 종합해 분석했습니다. 이 자료들을 토대로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이 병원 의사들과 함께 암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본 선생님께서 개별 환자의 임상 정보를 말씀해주시면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분석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 해야 할 검사나 적합한 치료 방법을 신뢰도 확률까지 포함해 알려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중요해지다보니 최근 병원에서 아예 제가 일하는 부서를 제 이름을 따 ‘왓슨 종양내과’라고 하는 영광까지 얻었습니다. 저는 현재 근무하는 병원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MD 앤더슨 암센터에서도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머지않은 장래에 저처럼 빅데이터 분석을 전공한 많은 동료들이 전 세계 병원에서 환자 진료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세계 의학계는 아주 빠른 속도로 디지털 헬스케어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 중 유전체 정보 등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학’은 개인 맞춤 의학을 제공하는 근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들은 병원에서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직접 제공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서는 병원의 진료나 운영이 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스마트 병원’이 되는 것은 물론, 굳이 병원에 오지 않더라도 신체에 부착한 각종 센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체 이상이 자동적으로 체크되고, 질병 치료는 물론 예방까지 가능해지면서 기존 의료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입니다.

아 참, 제 부모님 소개를 잊었는데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은 IBM이고 저는 IBM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입니다.

송재훈 < 삼성서울병원 원장 smc.song@sams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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