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상하이종합지수가 60% 이상 급등하면서 중국 당국이 자국 증시의 과열을 우려해 현지 증권사에 제재 조치를 내리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행으로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당국의 이번 조치가 지수 발목을 잡을 지 주시하고 있다.
1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 폭락한 3116.35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186.77포인트(5.53%) 급락한 3189.73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한 때 6% 넘게 밀렸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더니 마감 직전 8% 가까이 떨어지며 2007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가 개장 직후부터 폭락한 이유는 중국 당국이 현지 3대 증권사에 대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신용거래 제재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지난 16일 장 마감 뒤 시틱증권, 하이퉁증권, 궈타이쥔안증권 등 3개사의 신용거래와 주식대출 계좌 신설을 향후 3개월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신용거래란 증권사가 보증금을 일부 받은 뒤 고객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는 최근 중국 증시의 단기 과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신용거래 규모는 지난 13일 기준 약 1조위안(한화 약 17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6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판단 하에 금융 당국이 단속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지자 이날 중국 증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장중 시틱증권과 하이퉁증권은 10% 이상 떨어졌고,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궈타이쥐안증권도 8% 넘게 하락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당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 증시가 일부 조정을 받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큰 틀이 변한 것은 아니고 올해 상반기 선강퉁(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도입도 확실시되는 만큼 조정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현지 증권사인 초상증권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의 통화 정책 변화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기존에 써오던 통화완화 정책과 달리 이번엔 시중 자금이 지나치게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3월부터 중국 기업들의 지난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현재 실적 분위기도 좋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3000선을 유지하다 정부의 추가 완화 정책과 실적이 확인되는 4월 이후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은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달 정도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상해 증시는 금융주가 37% 가량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신용거래 규제 조치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 5일 리커창 총리의 선강퉁 개장 지지 발언 이후 선강퉁 준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지준율 인하 가능성도 커 증시 조정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승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가 올해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기존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당국의 규제 조치는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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