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금호산업 M&A, 차입 매수(LBO)·풋백옵션 불허

입력 2015-01-29 19:18  

옵션의 저주…FI와 콜옵션·풋옵션 거래 기업 대부분 법정관리행
당장 비싼 몸값 받기보다 경영능력 갖춘 새주인 찾아야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금호산업 인수에 ‘빨간불’



이 기사는 01월28일(04: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이 금호산업을 매각할 때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차입이나 무리한 풋백옵션 등의 조건을 제한하기로 했다. 당장 회사를 비싸게 파는 것보다 제대로 된 주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때문으로 해석됐다.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딧스위스(CS)는 잠재적 인수 후보 기업들에게 인수가격 뿐 아니라 인수 후 경영 계획과 자금조달방안 등을 면밀히 따져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과도한 차입이나 매각 대상(금호산업) 자산 담보 차입매수(LBO), 과도한 조건이 걸린 풋백옵션(콜옵션) 등에 대해서는 점수를 깎거나, 인수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각 주관사는 오는 28일 매각공고나 이후 인수 후보자들에게 배포할 매각 안내문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켜 사전에 우선협상대상자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정할 계획이다.

◆옵션의 저주
금호산업 채권단이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 조달 방식에 제한을 하는 이유는 당장 회사를 비싸게 파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회사 경영능력을 갖춘 주인을 찾아주는 게 채권단 뿐 아니라 금호산업에도 이득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 금호그룹이 2009년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한 직접적인 계기도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과도한 조건이 걸린 풋백옵션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사전에 정한 가격에 되사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주가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금호측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늘어나는 악순환 고리에 빠졌다.

향후 회사를 되살 수 있는 콜옵션 거래도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6월 동부익스프레스를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면서 향후 회사를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보장받는 대신 회사 매각가격을 낮추고, 매각 대금 일부를 사모펀드에 재투자했다.

하지만 6개월만에 동부건설이 법정관리(회사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콜옵션 권한을 상실했다. 매각 주관사였던 산업은행 관계자는 “콜옵션을 포기하는 대신 매각가격을 더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당시 동부그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동부그룹은 몸값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콜옵션도 잃었다”고 말했다.

동양그룹도 알짜 계열사인 동양생명을 보고펀드에 매각하면서 콜옵션을 보장받았지만 유동성 부족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콜옵션 권한을 잃었다. IB 관계자는 “국내에서 콜온셥을 실제 행사한 전례는 오비맥주를 되사 온 글로벌 주류그룹 인베브가 유일하다”고 전했다.

콜옵션의 일종인 우선매수청구권은 기업과 FI간 불화와 갈등을 초래, 결과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내리기도 한다. 금호고속 매각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호그룹은 2년전 사모펀드에 금호고속을 팔면서 우선매수권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정작 인수 시점이 되자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매각 작업을 방해하면서 사모펀드와 충돌하고 있다. 최근 메가박스를 파는 과정에서도 우선매수권을 가진 J콘텐트리와 사모펀드 운용사인 맥쿼리PE가 유사한 갈등을 벌였었다.

◆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인수 ‘빨간불’
금호산업 자금조달에 대한 규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강력한 인수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 능력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호산업은 매각 대상 지분(50%)의 시가가 2000억원 수준이지만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 경쟁이 가열될 경우 몸값이 600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회장은 사모펀드 등 FI를 통해 인수 자금을 수혈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FI에 제공할 조건들도 면밀히 따져본다는 게 채권단의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은 공정한 기준과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앞으로 상당기간 매물로 나오기 어려운 국적 항공사(아시아나항공)가 있어 경쟁 구도는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알림] 슈퍼개미 가입하고 스타워즈 왕중왕전 함께하기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