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살아남는다" 위기감 확산…글로벌 기업, 끝없는 '덩치경쟁'

입력 2015-02-13 21:08   수정 2015-02-14 03:42

익스피디아, 오비츠 인수…온라인 여행사 1위에

지난달 M&A 규모 2조弗…2011년 이후 최고
50억弗 이상 M&A도 올들어 벌써 8건 달해



[ 뉴욕=이심기 기자 ] 세계 1위를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덩치 키우기 경쟁’이 인수합병(M&A)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달 전 세계 M&A 규모는 50억달러 이상 초대형 거래만 8건에 달하는 등 총 2조달러를 넘어서면서 2011년 이후 최대(1월 기준)를 기록했다.


○뒤바뀌는 글로벌 1위

온라인 여행서비스 업체인 익스피디아는 12일(현지시간) 오비츠월드와이드를 주당 12달러, 총 13억4000만달러의 현금을 주고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을 통해 비행기와 호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익스피디아는 이번 인수로 프라이스라인을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익스피디아는 지난해 트래블시티를 2억8000만달러에 사들이는 등 세계 1위를 향해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유통과 통신 분야에서도 1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22일엔 초저가 할인매장 업계 3위인 미국의 달러트리가 2위 패밀리달러를 8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1위 달러제네럴을 2위로 끌爭뻔홱? 미국뿐만이 아니다. 아시아 최대 갑부인 리카싱이 이끄는 허치슨왐포아는 지난달 23일 영국 이동통신업체 O2를 92억5000만파운드(약 150억달러)에 인수했다.

허치슨은 이미 영국 4위 이통사인 스리를 소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로 3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1위 지키기’를 위한 대형 M&A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사무용품 업체인 스테이플스가 오피스디포를 60억달러에 인수했다. 로이터통신은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38%와 31%라고 전했다. 단순 합산한 통합회사의 시장점유율만 69%로 전체 시장의 3분의 2가 넘는다.

○“1위만 살아남는다” 위기감 확산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글로벌 1위를 향한 덩치 키우기에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강력한 자본력을 갖춘 초대형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미국 파이프업체인 에너지트랜스퍼파트너스가 리젠시에너지파트너스를 지난달 110억달러에 사들이면서 대형화를 시도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유가 하락에 따른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94년 전통의 미국 가전제품유통업체인 라디오?이 지난 5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에서 대표업체인 베스트바이와 아마존만 남게 됐다. 온라인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독과점에 가까운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의 합병을 규제당국이 승인할 것이라는 소식도 업계 1등을 차지하기 위한 자발적 M&A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표된 M&A 규모는 2조329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하며 201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 기업 인수(크로스보더 M&A) 규모는 7560억달러로 2006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50억달러 이상 초대형 딜도 8건으로 지난해 3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업종도 금융 3건, 통신 2건, 에너지와 헬스케어, 원자재 각각 1건으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에너지업계를 중심으로 대형 M&A 광풍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EY)은 유가 폭락이 글로벌 M&A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엑슨모빌과 영국 BP 간 M&A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엑슨모빌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회사의 포트폴리오와 잠재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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