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첩보전' 뺨치는 이마트-홈플러스 가격전쟁

입력 2015-03-12 22:44  

신선식품 '10원 싸움'
전날부터 경쟁사 전단 입수
새벽 긴급 임원회의 소집

10원이라도 더 싸게 조정
종일 가격표 뗐다 붙였다



[ 유승호 기자 ]
12일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는 오전 10시 개장 직후부터 직원들이 과일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 코너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격표를 바꿔 달고 있었다. 활 대게는 100g당 3950원에서 2988원으로, 파프리카는 개당 1300원에서 980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홈플러스가 이날을 기해 주요 신선식품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하자 홈플러스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한 것이다.

대형마트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간 ‘가격 전쟁’이 불붙었다. 방아쇠를 먼저 당긴 건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일 도성환 사장이 신선식품 500가지 가격을 10~30% 내리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날부터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일부 품목은 예정보다 더 큰 폭으로 가격을 내렸다. 이마트가 이날 점포에 비치할 전단을 전날인 11일 오후 입수해 보니 일부 품목 가격이 홈플러스보다 더 쌌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딸기를 ㎏당 1만1110원에서 7142원으로 내릴 계획이었지만 이마트 전단엔 딸기 가격이 ㎏당 6411원으?나와 있었다. 홈플러스는 급히 딸기 가격을 ㎏당 6285원으로 재조정했다.

갈치도 비슷했다. 홈플러스는 갈치를 한 마리에 6900원에서 4480원으로 내리려고 했지만 이마트가 3950원에 판다는 정보를 입수, 가격을 추가 인하해 3800원에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바나나(2.1㎏)를 4900원에서 3980원으로, 국내산 삼겹살을 100g당 1900원에서 1580원으로, 감자를 100g당 600원에서 430원으로 내렸다.

이마트도 이날 오전부터 긴박한 분위기였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아침 출근과 동시에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홈플러스의 가격 인하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적극적인 가격 대응을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는 전국 영업본부에 지침을 내려 보냈다.

한우 1등급 등심을 100g당 4760원에서 4300원으로, 씨 없는 청포도를 100g당 650원에서 574원으로 내렸다. 모두 홈플러스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자 홈플러스가 또 추가 인하로 대응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오후 한우 1등급 등심을 100g당 4320원에서 4290원으로, 씨 없는 청포도를 100g당 588원에서 546원으로 인하했다. 가까운 지역의 경쟁사 점포가 가격을 내리면 그보다 10원이라도 싸게 가격을 조정하는 양사의 ‘10원 전쟁’은 이날 저녁까지 계속됐다.

신경전도 치열했다. 이마트는 이날 주요 일간지에 ‘모두들 더 싸다고 말하지만 진짜 절약은 이마트’라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으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홈플러스를 의식한 문구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마트는 또 “홈플러스는 매년 이맘때 창립 기념 할인 행사를 했다”며 가격 인하의 의미를 축소했다.

홈첨?병?신선식품 할인은 창립 기념 행사와는 별도로 연중 지속할 예정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이마트가 애초 일부 품목 가격을 더 낮게 책정했던 것에 대해 사전에 협력사 등을 통해 홈플러스의 가격 인하 내용을 빼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가격 경쟁은 자제하고 품질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만 점포별로 주 2~3회 경쟁사 점포와 비교해 가격 차이가 큰 품목에 대해선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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