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시즌 본격화…"제철 만났다" 분주해진 '슈퍼개미'

입력 2015-03-12 22:58  

신일산업 지분 12% 보유 황귀남 씨, 경영진 교체 추진
영화금속 적대적 인수나선 손명완 씨도 표대결 준비
최경애 씨 안건 살피며 보락 등 의결권 행사 고심



[ 심은지/김희경 기자 ]
본격적인 주총시즌을 맞아 ‘슈퍼개미(큰손 개인투자자)’가 제철을 맞았다. 일부 슈퍼개미는 이사·감사 선임이나 배당률 인상 등을 제안하며 경영진과 표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슈퍼개미도 의결권 행사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등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불개미, 경영진과 표 대결 준비

공인노무사 출신 ‘슈퍼개미’인 황귀남 씨는 오는 30일 신일산업 주총에 참석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다.

황씨의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12.99%로 최대주주 김영 신일산업 회장(지분율 14.22%)과 비슷한 수준이다. 황씨 측 대리인은 “최근 법원에서 경영진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며 “주주제안을 정기주총에서 통과시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섬유업체 세광의 손명완 대표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영화금속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현재 영화금속 최대주주는 삼성정밀(11.95%)이다. 손 대표는 10.6%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삼성정밀과의 지분율 차이가 2%포인트도 안된다.

영화금속 현 경영진은 오는 20일 주총에서 이사선임 결의요건 강화 등을 담은 경영권 방어 장치를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영화금속 경영진과 손 대표 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단순 투자목적을 가진 슈퍼개미도 주총에서 목소리를 키울 예정이다. 대구에 사는 ‘주부 슈퍼개미’ 최경애 씨는 지난해부터 보락, 태원물산 등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지난달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양물산기업 지분 1.03%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8.07%로 높였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최근 1년 새 에이티넘인베스트, 참좋은레져 등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40여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박 대표는 매일 2~3곳의 기업에 직접 찾아가 주요 경영 상황을 듣고 정기주총에 대해 의견을 내고 있다. 그는 “주총 안건을 꼼꼼히 살피고 전자투표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슈퍼개미 최대승 씨는 코스닥 상장사 에이스하이텍 지분을 9.27%로 늘리는 동시에 국내 상장 중국 기업인 웨이포트와 지역방송국 씨씨에스 지분을 5% 미만으로 줄였다.

◆자취 감춘 슈퍼개미도

과거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일부 슈퍼개미는 주식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상승한 종목에 대해선 차익실현에 나선 경우도 적지 않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팀스의 주요 주주였던 김성수 씨는 작년 2월 이 회사 주식을 대량 처분한 이후 지분율 5% 이상을 사들인 종목이 없다.

서울식품공업과 공방을 벌이던 슈퍼개미 성이경 씨도 주식시장에서 활동이 뜸하다. 하이트론씨스템즈 등 다수의 종목을 보유한 슈퍼개미 한세희 씨는 “슈퍼개미가 지분을 매입했다고 하면 경영진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신규 종목은 5% 미만으로 산다”며 “투자기업의 정기주총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은지/김희경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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