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쪽방 수준인 중산층 임대주택

입력 2015-03-16 20:34   수정 2015-03-17 04:54

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 이현일 기자 ] 국토교통부가 서울 도심권에서 처음 추진하는 신당동 도로교통공단 부지의 기업형 민간임대주택(뉴 스테이) 단지가 ‘쪽방’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산층 가구의 전·월세난 해결을 겨냥한 신당동 기업형 임대주택의 80% 가까운 물량이 전용 20~39㎡의 원룸·투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에는 1~2인 가구도 많은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주택을 공급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한 민간 전문가들 의견은 다르다. 20㎡ 면적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기준으로 정한 주거면적(2인 가구 기준 26㎡)에도 못 미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 기업에 낮은 금리의 국민주택기금까지 지원하기로 한 것은 임대하기 쉬운 초소형 오피스텔을 지으라는 게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와 같은 양질의 주택은 근로자의 평균 연봉을 감안하면 임대료 수준이 꽤 높다. 이게 부담스런 1~2인 가구는 어쩔 수 없이 원룸을 선택하는 게 현실이다. 가족 수와 세간살이가 늘어나면 다세대와 연립주택을 대안으로 삼아야 하는 형편이다.

신당동 뉴 스테이 임대주택이 작은 湧岵막?나온 진짜 이유는 사업자인 하나자산신탁이 수익성 위주로 사업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원룸 등 초소형 주택이 수익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서울의 연립·다세대 주택과 단독주택(다가구 포함)의 전·월세 전환율은 7.3~9.2%에 이르고, 집 규모가 작을수록 전환율이 높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다는 건 집값·전셋값에 비해 비싼 월세를 낸다는 의미다. 반면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은 5.5%(이달 서울 기준) 수준이다.

최근 고시원이 타워팰리스보다 3.3㎡당 임대료가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바꿔 말하면 저소득 가구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상대적으로 비싼 임대료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양질의 주택과 초소형 원룸 간의 간극을 메우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소형 원룸은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 일반 시장에서도 ‘고수익 부동산’이라는 이름으로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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