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주자와 차별화…아디다스 누른 '진격의 아머'

입력 2015-03-27 07:01   수정 2015-04-13 14:19

Best Practice - 언더아머

기능성 의류 '블루오션' 개척자…초기 마케팅부터 차별화 전략
대학 운동부 찾아다니며 영업…입소문 타며 인지도·매출 견인

이재용 사장 셔츠 사진 공개 후, 한국시장서도 완판행진 이어가

현재 스마트웨어로 새 도전
"건강·운동상태 알려주는 혁신적인 의류 개발 목표"



[ 김은정 기자 ]
작년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 언더아머 로고가 확연히 드러나는 폴로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이 부회장이 입었던 언더아머의 폴로 티셔츠는 이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한국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언더아머는 스포츠 브랜드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면서 미국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 독일 아디다스를 제치고 명실공히 2위 기업에 올랐다.

기능성 의류에 집중…블루오션 개척

1996년 설립된 언더아머는 기능성 의류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압도적인 시장 1위 업체 나이키?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동안 철저하게 기능성 향상에 집중한 것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후발주자 언더아머가 선발주자의 허를 찌르는 경영 전략을 내세웠다”고 평가했다.

언더아머는 면 소재의 운동복이 땀에 젖으면 무겁고 끈끈해지기 쉽다는 데 주목했다. 이런 단점을 개선한 소재 개발에 주력했다. 설립 첫해 언더아머는 500장의 티셔츠를 팔았다. 매출은 1만7000달러(약 1896만원)에 그쳤다. 운동선수를 중심으로 소재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언더아머의 티셔츠는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매출이 10배로 늘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기능성 의류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기업”이라고 언더아머를 소개하기도 했다. 언더아머는 초기 마케팅 전략을 철저하게 나이키, 아디다스와 차별화했다. 단순히 좋은 품질만으론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 채널을 갖춘 글로벌 강자들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학 운동부와 대학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했다.

1999년에는 미식축구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에 의상을 협찬하면서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포츠 관련 잡지에도 적극적으로 광고를 게재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2003년에는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했다. 규모를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는 스포츠 선수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나섰다. 2006년에는 신발 사업에도 진출했다. 신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자 2007년에는 아예 본사가 있는 메릴랜드주에 첫 전문 매장을 선보였다.

적절한 사업 확대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매년 3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던 언더아머의 작년 매출은 30억달러를 웃돌았다.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에 이어 미국 스포츠 시장의 두 번째 강자가 됐다.

시장분석 업체 스턴애지는 “아디다스가 미국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3위로 밀려나기는 처음”이라며 “아직 나이키와 언더아머의 격차가 크지만 언더아머의 놀라운 성장세에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편함에서 비롯된 창업

케빈 플랭크 언더아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고교 시절 문제아로 불렸다. 메릴랜드주의 토지개발업자인 아버지와 켄싱턴 시장을 지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 명문 사립학교인 조지타운고교에 들어갔지만 수업에 낙제하고 술을 마시다 걸리기 일쑤였다. 결국 퇴학을 당했다. 이후 세인트존스대 부속 고교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하면서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메릴랜드대에 진학한 뒤에도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운동보다는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에는 매년 밸런타인데이에 길거리에서 장미를 팔아 2만달러가량의 돈을 벌었다. 이 돈은 훗날 언더아머의 창업 자금이 됐다. 사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돈을 버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열살 때부터 잔디를 깎아 일주일에 150달러씩 벌 정도였다.

언더아머를 창업하게 된 것은 미식축구와 관련이 있다. 메릴랜드대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뛰던 그는 항상 면셔츠가 불만이었다. 운동을 하면 면셔츠가 늘 땀에 젖어 불편했기 때문이다. 땀이 잘 차지 않는 스포츠 의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합성 소재로 된 여성 속옷을 수없이 사들여 피부에 잘 밀착되고 땀에는 젖지 않는 소재를 연구한 것이 언더아머의 기반이 됐다.


스마트웨어로 또 다른 도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언더아머에 손길을 뻗는 대기업도 많았다. 회사를 비싼 가격에 팔라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플랭크 CEO는 언더아머의 장래에 확신을 갖고 이런 제안을 뿌리치고 있다.

내년까지 매출 4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언더아머는 최근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언더아머는 애플워치처럼 입고만 있어도 운동복이 건강 상태와 적정한 운동 수준을 알려주는 스마트웨어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플랭크 CEO는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옷이나 신발이 스스로 착용자의 운동량과 바이오리듬을 추적하도록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모바일 시대에 발맞춰 피트니스·건강 분야 애플리케이션 기업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이 분야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최근 1년간 애플리케이션 기업 인수에 투자한 돈만 7억달러가 넘는다.

북아메리카에 집중된 매출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언더아머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북아메리카에 쏠려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진출해 해외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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